미국 정부가 자국에 반도체 생산·연구 시설 구축 기업을 위한 '반도체 보조금' 지급 개시 시점을 내년 봄으로 잡았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보조금 지급 개시 시점을 내년 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내년 2월까지 기업의 보조금 신청을 받아 상무부가 심사할 것”이라면서 “내년 봄에는 각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은 기업에 건네는 백지수표가 아니다”라면서 사용처를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중국 견제를 핵심 내용으로 담은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CHIP-Plus Act)을 시행했다. 미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2800억달러(약 366조원)를 투입한다. 반도체 분야 예산은 527억달러(약 69조원)에 달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보조금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대중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도 담았다.
러몬도 장관은 “보조금 지원 기업은 10년간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지 못하게 된다. 만약 성숙 노드 공장을 확장하면 중국에만 판매해야 한다”면서 “만약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지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미국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재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조금을 이미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미국의 움직임이 효과를 낼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