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추석 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지도부 공백을 메우고 본격적인 당 추스르기에 나선다. 새 비대위원장에는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1순위 후보로 부상했다. 앞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유력했던 것으로 거론됐지만,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7일 정 부의장에게 비대위원장 직을 맡아줄 것을 설득했고 정 부의장은 이를 수락했다. 이후 의원총회서 이를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8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새 비대위 설치 안건과 비대위원장 임명 의결 절차까지 신속하게 마칠 예정이다. 전체 비대위원 구성은 연휴로 한계가 있지만, 명절 기간에라도 인선을 통해 새로운 비대위 모습을 소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 비대위는 지도부 재건과 당 안정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당장 비대위 출범 후 공석이 예상되는 원내대표 인물 찾기가 시급하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과 함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온 터라 추석 이후 원내대표 공석은 현재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14일 더불어민주당, 15일 국민의힘으로 예정되어 있던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28일 민주당, 29일 국민의힘으로 2주 연기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석인 상황을 감안한 셈이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 김학용 의원과 3선 박대출, 윤재옥, 조해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모두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조 의원의 경우 권 원내대표와 최종 경선까지 가기도 했었다. 추석 이후 곧바로 새 원내대표 경선을 시작할 경우 이르면 20일 전에 선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대표 경선과 함께 아직 당내 남은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새 비대위의 중요 과제다. 최근 대통령실이 인적쇄신을 통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과의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당 내에서는 친윤계와 비윤계 사이 신경전이 여전하다. 특히 새 비대위 출범 이후, 14일엔 이준석 전 대표의 당헌 개정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이 예정됐다. 여기에 새 비대위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추가로 예고해 이를 둘러싼 내부 혼란 여지가 상존해 있다.
원내로는 추석 이후 본괘도에 오르는 정기국회를 대응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 내부 상황과는 별개로 정기국회 기간동안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통해 정국 안정에 힘쓰겠다는 기조다. 특히 고환율 고금리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 산업계 이슈를 집중적으로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한국산 전기차 차별 우려에 대해 미국 의회에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요청 서신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 경제계 관련 법안으로는 국가첨단산업법 개정안, 지능형로봇법 개정안 처리와 함게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 전 대표 측은 이날도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리는 내년 1월 이 전 대표가 당대표로 복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을 임명하면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