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 분야 연구개발(R&D) 폐쇄성 극복을 위해 분리공모가 도입된다. 지적재조사의 민간 분담 비율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한 스마트 도로관리를 실현하는 등 국토교통 분야 공공기관이 업무 전반 혁신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민관합동 TF를 통해 발굴한 산하 공공기관별 혁신과제를 7일 발표했다. 새 정부 중앙부처로는 첫 발표로, 공공기관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업무를 투명하게 시행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총 28개로 약 8만 2000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52조 2000억원, 부채규모는 222조 1000억원에 이른다.
기관이 비대해지면서 설립목적과 관련성이 적은 부분까지 업역을 확장하기도 하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하게 업무를 집행하는 사례도 나왔다. 총 181개에 이르는 자회사 및 출자회사를 통한 퇴직자 재취업 등으로 이권 관계 형성 가능성도 높고 부동산 투기 등의 사고 발생으로 국민 비판을 초래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혁신안을 통해 정보 독점 등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고 이권 형성을 예방하는 기준을 강화했다. 행정절차를 개선하고 공공기관 기능 재정립도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행위 조사 대상은 현행 임직원 본인에서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까지 늘린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해 보증료율 조정을 추진하고 전세보증 대상 물건의 위험도에 따라 보증료 우대·할증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이권 형성을 막기 위해 자회사·출자회사 보유 기관은 재취업 심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1/2 이상을 외부 위원으로 위촉한다. 국가철도공단 턴키 평가 공정성도 강화된다. 정량 지표 항목을 확대하고 심의 위원회는 철고·철도대와 같은 동일학교 출신이 전체 30%를 넘지 않도록 구성한다. 설계용역 수주실적 상위 5개 업체는 '공동도급 제한 업체'로 선정, 이들 업체 간의 컨소시엄 구성은 제한할 예정이다. LH 퇴직자 수임제한 기간도 늘린다. 감정평가사의 경우 퇴직 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R&D 일괄공모 방식은 참여 연구기관의 폐쇄성 등 부작용을 발생시킴에 따라 분리공모를 추진한다. 연구내용별 연계성과 결합 필요성 등을 검토해 분리공모를 추진한다. 내년 신규 R&D 사업 20개 중 최소 4개 사업 이상은 분리공모를 추진한다.
한국철도공사 철도안전체계를 개선한다. 국토부가 도로공사에 위탁해 수행중인 국도 ITS 운영·관리 업무는 국토부 지방국토청으로 환원하고, AI·IoT와 접목한 스마트 도로관리를 실현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교통약자서비스 종사자교육 등 8개 법정교육은 민간에 개방한다. 한국부동산원의 담보대출용 감정평가서 검토, 토지재결정보시스템 등은 민간 이양을 추진한다. 부동산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네이버 등과 공유·협업해 매물거래성사 소요기간, 주택거래 회전율 등 신규통계도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국토정보공(LX)사가 수행하는 지적재조사 공정 민간 부담 비율을 현행 35%에서 추가로 늘린다. 인천공항과 용유역을 운영하는 자기부상철도는 이용객이 예측 수요 대비 11% 수준에 불과해 운영방식을 개선한다.
김흥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은 “공공기관 혁신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때 국민 속으로 다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토교통부도 산하 공공기관이 새로이 혁신해 나가는데 함께하며, 즉시 추진이 가능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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