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임박…요동치는 코인 시장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임박…요동치는 코인 시장

가상자산 시장 주요 이벤트인 이더리움(ETH)의 '머지' 업그레이드가 임박함에 따라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네트워크 성능 향상 기대감에 따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거시경제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업그레이드 완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는 오는 13일에서 15일 사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오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은 237만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24시간 전 대비 4.8%, 일주일 전 대비 9.6% 이상 오른 가격이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더리움 메인넷과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비콘체인을 합치는 작업이다. 이더리움 채굴에는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비되는데, 이를 지분증명으로 전환하면 기존 대비 에너지의 99%를 절약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이더리움의 한계로 지적되던 낮은 거래 처리량이 크게 개선된다. 또한 머지 이후 채굴 중단으로 신규 이더리움 발행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머지 이후 롤업과 데이터 압축 등의 기능을 통해 이더리움이 최대 6000TPS까지 확대될 수 있고, 수수료도 0.25달러까지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변화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이더리움클래식(ETC)의 경우 지난 7월 초 대비 150% 가까운 상승을 보였다. 기존 PoW 합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머지 업그레이드를 반대해 이더리움클래식으로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더리움클래식은 과거 이더리움에서 하드포크를 통해 분화한 네트워크다.

아직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코어닥스 리서치센터는 '디지털 자산 가격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은 6월 연준 자이언트 스텝 단행 이후 비트코인과 같이 급락했으나, 머지 업그레이드 호재로 인해 회복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7월 말 이후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밑도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 관측되고 있으며, 9월 머지 업데이트와 ETHW 에어드랍 스냅샷 이후 단기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머지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으나,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및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당분간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