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헬스케어 아바타'를 개발한다. 의료진 조정에 따라 움직이고 환자와 소통하는 로봇이다.
손명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메타버스는 현 의료 서비스의 어려운 점을 극복하는데 매우 좋은 수단이 된다”면서 “환자와 소통을 증진하고 의료 자원 부족을 해소하는데 헬스케어 아바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념은 이렇다. 병원 안내 로봇이나 채팅봇 등 서비스가 인공지능(AI)과 같은 컴퓨터 알고리즘(에이전트)에 의해 제어된다면 헬스케어 아바타는 사람이 직접 조정 가능한 것이 차이점이다. 의료진의 타이핑에 따라 로봇이 움직이고 말을 하며 환자와 소통한다.
손 교수는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통해 로봇 회사와 협력해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위한 통증 완화 로봇 에이전트를 개발하던 중 병원과 일상 생활에서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을 돕고 부모와 의료진의 역할을 보조하는 소셜로봇까지 개념을 확장했다.
손 교수는 “아직 AI 기술이 병원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의료진이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아바타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면서 “파일럿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로봇에 대한 관심도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확인했으며 향후 소아환자들에게 진단과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을 로봇의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명희 교수는 의료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 있어 로봇이 중요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메타버스라고 하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만 생각하는데 메타버스를 완성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로봇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화면이나 홀로그램보다는 형체가 있는 로봇이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가 의료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소아응급실에 근무한 경험이 배경이 됐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지난달 출범한 삼성서울병원 메타버스연구회(SMART) 총무이사도 맡고 있다.
헬스케어 아바타가 완성되면 환자 대상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들이 불편한 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손 교수는 “응급실에서는 항상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첨단 기술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면서 “물리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경험을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 헬스케어 아바타가 구현되면 현장에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