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영의 시대정신]<2>출산율, 노동시장 개혁에서 길을 찾다

[여호영의 시대정신]<2>출산율, 노동시장 개혁에서 길을 찾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아이의 수는 1980년 2.92명, 1985년 2.28명, 1990년 1.6명, 2005년 1.22명, 2021명 0.87명이다. 2.05 이하이면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조사 대상 국가 200개국 가운데 세계 최하위이다. 출산율 저하가 개선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구는 202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집단자살 중이다.

경제성장률은 1973년 14.9%에서 1983년에 13.4%로 정점을 찍고 이후 점점 하락하고 있다. 경제성장룰 1%포인트(P) 하락 시 45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경제성장률 둔화는 새로운 일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1985년 민주화 이후 노동시장 개편은 청년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노동시장 구조 개편 문제는 만지면 만질수록 청년에게 불리한 형태로 구조가 잡혀 가고 있다.

현행 법정 정년은 60세다. 2016년에는 57세였다. 정년은 늘었다. 신규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에게는 기회의 문이 좁아진 것이다. 임금 산정은 직무급과 연공급으로 구분한다. 직무급은 하는 일(직무)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임금을 주는 체계다. 연공급은 같은 일을 해도 연 차이에 따라 다른 임금을 주는 것이다. 국내의 임금 연공성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지불 능력이 좋은 기업이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입사 30년째 임금과 입사 초년도 임금 비율을 임금 배율이라 한다. 서유럽은 1.7배, 일본 2.5배임에 반해 한국은 3.3배이다. 한국은 청년에게 불리한 임금 구조로 되어 있다. 2020년 6월 고용노동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 했을 때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4.5%, 대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68.9%다.

사측에서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면 노측에서는 직장 안정을 요구한다. 해고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사측은 노동유연성이 있어서 해고가 비교적 용이한 비정규직을 원하게 된다. 급여도 정규직에 비해 낮게 책정해도 된다. 노측은 기성세대인 그들의 이기심을 충족해 줄 수 있다면 비정규직이 늘어도 좋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노동시장이 활성화할수록 청년들은 비정규직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다. 비정규직은 직장의 불안, 저임금, 사회적 저평가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한다.

비정규직 연령 분포에서 50대 이상이 47%, 40대 이하가 53%다. 특히 20대가 18%다. 확장실업률은 2021년 12월 기준 19.6%다. 사실상 실업 상태인 사람까지 포함해서 산정한 것이다. 비정규직에도 끼이지 못한 경우다. 비정규직 규모는 2021년 기준 806만명이다. 2003년 조사 이래 최대다. 정규직 평균 월급이 334만원인 반면 비정규직 월급은 177만원이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은 현시대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노동시장의 유연화뿐만 아니라 이해관계 집단들의 균형 감각 있는 새로운 사회 체계가 요구된다.

대학 진학률 세계 최고다. 1990년 27.1%, 2000년 62%, 2005년 73.4%이다가 이후 비슷한 비율의 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 1인당 사교육비 부담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집값 상승률도 지난 30년 동안 매년 상승하였다. 양육비와 대학 졸업까지 교육비도 아이 1인당 3억~4억원이 소요된다. 비정규직 임금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특히 젊은이들은 양육, 집 장만 등 경제적 부담 능력을 담보할 수가 없다. 비정규직 확대로는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내줄 수 없는 것이다.

젊은 부모들은 출생한 아이가 제대로 성장해서 사회 일원으로 동참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 입장에서 생각한다. 결국 출산을 주저하게 된다.

가임 여성은 특히 육아 기간 경력 단절을 우려한다. 젊은이들은 경제적 여건이 안정될 때까지 결혼을 뒤로 미룬다. 40대에 결혼하는 부부가 많다. 임신을 더 뒤로 미룬다. 결혼 후 첫 아이 임신까지 기간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젊은 부부는 아예 임신을 포기하기도 한다.

서울 출산율이 0.76명인 반면에 세종시는 전국 최고인 1.57명이다. 직장과 주거가 안정된 도시의 모습이다. 주어진 파이를 우선 키워야 하지만 나누어 가질 때 미래 한국을 책임질 청년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기성세대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시장 개혁을 할 때 청년에게 직장 안정을 도모하는 제도가 우선 정비돼야 한다. 지금은 더 이상의 출산율 저하를 방지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yeohy_g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