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 TV 운용체계(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가 꾸준히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약진했다. 전반적인 TV 수요 둔화 속에서 삼성·LG가 공급 조절에 나서며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중저가 TV 판매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 TV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점유율 43%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점유율이 7%포인트(P) 높아졌다. 전 분기 대비로도 3.2%P 상승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매해 평균 33~38% 점유율을 유지하던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3분기에 40.1%로 올라가더니 4분기에는 43.3%까지 치고 올라갔다. 올해 1분기에 39.8%로 40%를 밑돌았지만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P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안드로이드의 약진 속에 삼성전자 '타이젠'과 LG전자 '웹OS'는 주춤했다. TV OS 시장 2위인 삼성전자 타이젠은 올해 1분기 24.3%에서 2분기에 20.9%로 하락했다. LG전자 웹OS 역시 올해 1분기 13.5%, 2분기 12.8%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TV 가운데 안드로이드 OS 탑재 비중이 높아진 것은 시장 수요 둔화와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급량 조절에 나선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TV보다는 중저가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TV 시장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역시 전체 TV 출하량은 92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6.6% 감소했다. 코로나 특수를 타고 생산량을 늘려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부터 재고관리에 나서면서 공급량 조절에 들어갔다. TV 출하량 기준 세계 1, 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LG전자가 공급량을 줄이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TV OS 점유율도 소폭 감소세로 접어든 것이다.
세계 전역을 휩쓴 인플레이션으로 LCD 기반 중저가형 TV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OS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출하량은 각각 약 1944만대, 약 1136만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16.2% 가량 줄어든 규모다.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TV 판매에 더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TCL(1018만대)과 하이센스(879만대), 샤오미(592만대)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줄었지만 20만~70만대 수준으로 삼성·LG와 비교해 감소폭이 적다. 대부분 안드로이드 기반 중저가 LCD TV가 주력이다. 프리미엄 TV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LG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요 방어에 성공하면서 안드로이드 OS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LG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근본적인 OS 경쟁력 저하로 연관 짓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TV 수요 둔화와 공급 조절, 중저가 판매 비중 향상 등 일시적인 현상일 뿐 TV 제조사가 보유한 독자 OS로는 타이젠과 웹OS 생태계가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 TV OS 시장 점유율 현황(자료: 옴디아)>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