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체 기술은 탑재체를 싣고 지구 중력 범위를 벗어나 우주 궤도 내 정해진 목표까지 실어 올리는 수송 수단을 일컫는다.
우주발사체는 GPS 항법 등에 필수적인 위성을 비롯해 달을 포함한 심우주 탐사를 위한 필수 기술이다. 자력으로 위성 개발에 성공해도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면 우주 궤도에 위성을 올리기 위해 타 국가 우주발사체를 이용, 이에 따른 엄청난 비용 발생 등 여러 제약이 발생하며 우주개발 경쟁력 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에 일찌감치 나섰지만, 현재까지 자력 기술 확보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 등 7곳뿐이다.
우주발사체 기술 핵심은 추진력 확보를 위한 엔진이다. 우주발사체는 바람이 가득 찬 풍선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해 풍선이 앞으로 나아가는 '작용-반작용 법칙'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다만 비행기 등 다른 비행체가 대기권 내 공기를 연소해 추진력을 얻는 것과 달리 우주발사체는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도 비행 능력을 극대화해야 하며, 지구의 강력한 중력을 거슬러야 해 강력한 추진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우주발사체 엔진은 초고온 및 극저온, 초고속, 초고압 상태를 동시에 활용해 극한의 화학 반응을 끌어내야 하는 초민감 상태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단일 엔진이 아닌 여러 엔진의 화학 반응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요구된다. 우주발사체에 실리는 탑재체 규모를 최대화하기 위해 우주발사체 무게를 초경량화하는 기술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궤도별 페어링 분리, 유도 제어장치 등 항공전자공학 및 전기장비 부문도 우주발사체 기술 완성도를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통한다.
우리나라는 1993년 1단형 과학로켓(KSR-Ⅰ)이 우주발사체 개발의 첫걸음이었다. 2013년 1월에는 로켓이 아닌 실제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 발사에 성공했지만, 발사체 조립이나 운용을 러시아와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자력 기술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 6월 약 13년에 걸친 개발 기간을 통해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 강국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 지구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로 우리나라는 이를 통해 우주발사체 기술 핵심인 중대형 액체 엔진 독자 개발 및 엔진 신뢰도를 입증한 계기가 됐다. 이어 다양한 우주개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발사체 탑재성능, 구조비 등에서 타국 발사체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핵심은 100톤급 및 1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포함해 재점화 및 추력 조절을 이용한 재사용발사체 기반 기술 확보로 500㎞ 태양동기궤도에 7톤 탑재체 투입 능력을 구현하고, 달 뿐만 아니라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실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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