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할 때 느끼는 운전자들의 불안감, 불편함은 전기차 시장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에너캠프 사업의 핵심 취지입니다. 자사의 이동형 전기차 솔루션이 전기차 대전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정섭 에너캠프 대표는 현재 에너캠프 주요 사업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에너캠프는 고효율 에너지저장장치 기술과 스마트 배터리충전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2017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심천에 지사를 두고, 글로벌 영업망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에너캠프는 사업 초기엔 손바닥만 한 배터리로 내연기관 차량 방전 시 단 10초 만에 긴급시동을 걸어주는 제품 '점프앤고'를 시장에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 제품은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고 2018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및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외 소비자로부터 충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기차 충전 배터리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최 대표는 “내연기관 자동차 배터리의 긴급 충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동형 전기차 충전 사업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9월 자체 개발한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해 제주도 현지에서 실증 테스트를 완료했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가,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신제품(에너캠프EV)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고 회상했다.
에너캠프는 지난 2월부터 도심권 공유오피스를 중심으로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마이워크스페이스 등 85개 지점에 공식 입점, 충전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해 '파워뱅크를 활용한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승인도 받았다.
그는 “대구 공공시설관리공단과 함께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확대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보험사 긴급서비스로 확대 적용해 에너캠프의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 공급망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캠프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해외로 이동형 충전 서비스 공급망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미국 뉴욕과 실리콘 밸리에서 현지 쇼핑몰, 통신사, 공유 오피스 등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최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르지만 땅이 넓어 인프라 확충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촘촘한 충전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에너캠프의 이동형 충전 솔루션을 활용하면 충전 인프라 구축비를 최대 10배 이상 절감할 수 있다”며 “에너캠프 EV를 통해 고속 충전이 어려운 일반 가정의 개인주택 차고에서도 고속 충전을 지원하고, 잦은 정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해외 현지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에너캠프는 빠르게 늘고 있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미국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성을 검증하고 글로벌 온디맨드 EV 충전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에너캠프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경북 경산에 위치한 전기차 무선 충전 규제자유특구 내 R&D센터를 설립한다. 포항에 특화된 재활용 배터리 산업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디맨드 형태의 충전 서비스와 자율주행 시대 충전 솔루션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