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금융·HR기업 "MZ세대가 핵심인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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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금융·인적자원(HR) 분야 중심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업 내 주축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동일 세대 직원을 기업 활동 전면에 내세우는 등 상품 기획부터 채용까지 MZ세대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최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기 위해 'MZ조직'을 꾸리고 이들이 상품 개발·기획·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MZ세대의 아이디어를 모아 신상품을 개발하는 '갓생기획'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팀장 없이 MZ세대 실무진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2030세대가 선호하는 요소를 접목,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특징이다. 팀이 꾸려진 이래 '노티드 우유' '팝잇진주캔디' '바프 꿀젤리' '틈새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등 히트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상품 개발 시 MZ세대 바이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최근 가격 파괴로 큰 화제가 된 '당당치킨', 출시 1개월 만에 완판을 기록한 '얼그레이 하이볼' 모두 2030 바이어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이 같은 성과는 20대 젊은 바이어들이 MZ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험'을 충족시키는 트렌디한 신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 분야에서도 기업 내 MZ세대가 주축을 이루면서 젊은 감각에 맞게 MZ세대로 조직을 꾸리고 기업 문화를 혁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MZ세대로 구성된 혁신리더 그룹 '이노씽크'를 운영하고 있다. 과장 이하로 구성된 이노씽크는 사내 혁신 아이디어 발굴 및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노씽크는 우리은행 경영협의회 같은 굵직한 사내 행사에 참여해서 MZ세대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등 은행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2030 직원으로 구성된 '후렌드 위원회'를 구성, 조직 문화 개선 방법을 모색하는 중책을 맡겼다. 후렌드 위원회 1기는 조직 구성 1년 만에 △직위 체계 간소화, 자유로운 호칭 사용 △셀프 휴가 결재 프로세스 도입 등 새로운 '신한문화' 창출에 일조하고 있다.

HR 분야에서도 기존 면접에서는 팀장, 임원 등 최소 실무 10년 차 이상 직원들이 참여했지만 최근 MZ세대 직원이 주니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람인HR는 최근 진행한 올 하반기 연계형 인턴사원 채용에서 'MZ세대 면접관' 제도를 도입했다. 경력 3년차 MZ세대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채용 평가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MZ세대 지원자들과의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함과 동시에 현업에서 업무를 함께할 실무진의 시각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 MZ세대 면접관들은 합격자가 입사한 이후에도 멘토로 활동하며 실무와 조직 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