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연구진이 실리콘카바이드(SiC) 폐기물을 활용해 SiC 전력반도체 단결정 기판 초고속 성장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정연길)은 정성민 연구원과 하나머티리얼즈, 이원재 동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SiC 재활용 소재를 원료로 사용해 SiC 전력반도체용 단결정 기판을 초고속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이 기술을 지난 11일~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2 국제 SiC 및 관련 재료 콘퍼런스(ICSCRM 2022)'에 발표했다.
SiC 단결정 기판은 SiC 전력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기존 실리콘 기판보다 우수한 열적·전기적 특성이 있다. SiC 단결정은 SiC를 고온으로 가열해 기화된 원료를 상대적으로 차가운 종자결정상에 증착하는 '승화재결정법'으로 만든다.
하지만 승화재결정법은 기존 실리콘 단결정 성장과 비교해 속도가 느려 SiC 단결정 기판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주요인이었다.

공동 연구팀은 재활용 SiC를 원료로 사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재활용 SiC를 원료로 기존 SiC 분말 원료보다 불순물과 비표면적이 적은 초고순도 SiC 블록을 개발했고,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이 블록에 '승화재결정법'을 적용해 기존 속도 대비 4배 빠르면서 동등한 품질의 지름 2인치급(50mm) SiC 단결정 성장에 성공했다. 성장 과정에 불순물과 비산입자 혼입을 배제해 고품질 SiC 결정을 확보했다.
정성민 연구원은 “투입 원료를 선별해 고속 성장 공정에서도 우수 품질을 지닌 SiC 단결정을 제조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며 “국산 고순도 SiC 폐기물을 재활용해 친환경에 가격 경쟁력도 우수해 SiC 단결정 기판 생산성 향상과 양산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세계 SiC 전력반도체 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8.65억 달러를 넘어 연 19%씩 성장해 2027년 2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몇몇 기업이 기판 국산화와 양산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품질과 투자 문제 등으로 아직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