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고금리 영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화되는 고금리 피해에도 기업차원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금리인상의 영향과 기업의 대응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61.2%가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어려움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2.7%에 그쳤다.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이자부담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가 67.6%로 가장 많았다.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3%),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0.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과 지출되는 생산·운영비용 수준을 고려하면 수익 실현을 위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2.91%'로 집계됐다. 최근 급등한 원자재가와 환율 등에 따른 고비용 경제구조 속에서 이자비용 부담까지 떠안은 기업의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최근 금리인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로 예상한 기업이 38.8%로 가장 많았으며, '내년 연말'(17.6%)과 '2024년까지'(8.5%) 이어질 것을 전망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고금리 피해에도 불구하고 기업차원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은 20.2%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만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대응책으로 '비용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고정금리로 전환' '대출금 상환유예' 등을 꼽았다.
금융당국에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고정금리 전환 지원'(34.9%)이 가장 많았고, '상환유예 연장'(23.5%) '금리 속도조절'(22.1%) 순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 이후 사업재편, 신규사업 투자에 적극 나선 기업이나 신용도가 높지 않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체감하는 채무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라며 “건실한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고비용 경제상황 극복을 위한 지원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