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특별기획] UAM에 적용한 GREAT 프로젝트 청사진은?

김포공항에 조성될 UAM 이착륙 시설 버티포트 예상도
김포공항에 조성될 UAM 이착륙 시설 버티포트 예상도

#'도심항공교통(UAM) 프로젝트'는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친환경, 저소음 교통수단으로 비행체 개발뿐 아니라 수소, 전고체 배터리 등 연료전지부터 자율주행, 운송서비스, 신소재, 방위산업 등 파급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 시장은 2040년 국내만 13조원 규모, 세계 시장은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UAM은 이처럼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지만 아직 한국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UAM 기체 개발사가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KA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불과해 미국 130개, 영국 25개, 독일 19개, 프랑스·일본 12개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에 한국공학한림원은 UAM을 2030년까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할 9대 '초대형(GREAT)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았다. UAM 관련 정부와 민간 사례를 분석해 8년 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6계층 프레임워크 기반 'UAM 산업 미래전략'을 도출했다.

왼쪽부터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왼쪽부터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기술계층: 기술개발·확보전략

현대차 그룹은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의 멀티콥터 드론, '프로젝트 N'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N 기체를 배터리 기반의 일반적인 UAM 기체와 달리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보다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기체에 대한 동력 테스트와 비행 시험을 거듭해 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지역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가능성을 실증했다.

프로젝트 N은 지난 2월 감항인증 기준을 통과해 국내 최초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 등록된 바 있으며, 현대차 그룹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하고 직경 6m, 최대 이륙중량이 700㎏에 이른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5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테크데이 2022'를 개최해 프로젝트 N 기체 실물을 전시하고 VR 형식의 AAM 비행 체험 세션을 운영했다.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 개발 경험, 자율주행 등 첨단 자동차 기술과 대량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혁신적이고 안전한 기체를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플랫폼계층: 플랫폼·인력·인프라 구축

한화시스템은 지난 4월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5년까지 가상물리시스템 기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통합운용검증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UAM 교통 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UAM 교통관리 핵심기술 및 시스템 검증을 할 계획이다. 또 UAM 버티포트 모의 운용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UAM 항공기 모의 조종사 시스템 및 기체 운용 자동화 연계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4년까지 운영 인프라와 통신중계 플랫폼 검증 사업을 시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데이터는 실제 UAM 상용화 시 가장 중요한 이용자의 서비스 접근성을 확보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플랫폼을 통한 솔루션 확보로 완성도 있는 서비스 모델을 선보이고 산업생태계의 유기적 운용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해 국내 UAM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이용자의 끊김 없는 이동 지원을 위해 △이동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등 지상 교통의 도착예정시간(ETA)을 산출하고 △운항·교통 관제 시스템과 플랫폼 간의 안정적 연동 △자동체크인·보안검색기능 등을 구현한 버티포트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품·서비스계층:사업화 전략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하늘을 나는 택시'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학계, 공공기관 등과 'UAM 팀 코리아'를 결성한 데 이어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UAM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UAM 기체 생산과 테스트 시설까지 모두 확보한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SK텔레콤은 자사의 통신·자율주행·정밀위치 확인 분야 전문성과 조비 에비에이션의 UAM 기체 제조력을 결합해 2025년까지 UAM 상용화 목표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UAM을 상용화하며 조비 기체를 적은 대수로 시범 도입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 제주도 등 국내 관광이나, 정부·지자체 응급용 등 활용도를 모색하고 2030년 본격적으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참여하는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비도심지역 관광노선 등 저밀도 사업을 우선 추진하여 도심 상용화 이전에 사회적 수용성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UAM 예약과 탑승, 지상과 비행체의 통신, 내부 인포테인먼트, 지상교통과 UAM 이용을 연계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오버에어 UAM 기체 버터플라이
한화시스템-오버에어 UAM 기체 버터플라이

◇시장·산업계층:생태계 육성 전략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UAM 신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UAM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방산과 민수 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으로 성장을 이어가면서 우주 산업과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UAM 시장은 주요 선진국과 대비해 내수 규모가 작고 국산 기체를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과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항공용 경량소재 국산화를 위한 소재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고 모터·감속기 등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부품이나 프로펠러를 국산화해 원가절감 및 공정개선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 항공길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실용화해 개인 UAM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한다.

◇정책계층: 정책지원·개선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수립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기상청은 연내 2035년까지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1조60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 신청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2024년부터 사업이 개시된다.

R&D 결과물 실용화를 위해 2025년까지 'UAM 특별법'도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 법에는 도심 내 드론택시 상용화를 위해 이착륙장 관련 규정 등을 담을 계획이다.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야 비행할 수 있는 비행금지구역제한 완화와 경량항공기 또는 초경량 비행장치를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 법령을 보완해야 한다.

정부는 UAM 분야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챌린지'와 연계해 기체·인프라·서비스 간 호환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기술성숙도(TRL) 6단계 이상 R&D 결과물을 대상으로 실증을 연계한다. 이를 통해 상용화 기술 안전성을 검증하고 제도 마련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획득한다. 제도에 부품·소재·항행설비 등 인증 및 인정 기준을 입안하고 안전관리체계와 운항관리 기준을 포함한다.

◇거버넌스계층: 혁신추진체계

정부는 UAM 혁신기술 상용화·서비스화를 총괄하고 각 활동별 제원·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융합형 혁신조직인 'UAM 팀 코리아'를 2020년 4월 구성했다. 이 협의체는 민관 협의체로 국토부 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참여업체 기관 임원 간부급이 참석하는 본 위원회에서 의사결정 기능을 수행한다. 민간 투자 영역간 전담 관리, 활동 및 지원을 수행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부처·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을 전담한다.

협의체는 UAM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드론법 등 규제특례를 지원한다. 실증사업, 기체(부품) 개발 인증 공역관리 보안 등 R&D, 공공정보 제공체계, 공공서비스 및 국제협력 등에 재정 투입을 결정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UAM Team Korea 전략 포럼에서 UAM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UAM Team Korea 전략 포럼에서 UAM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6계층 프레임워크 기반 UAM 프로젝트 추진 전략

공학한림원은 6계층 분석 결과 UAM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 주체, 지원 인프라, 제품 서비스화, 시장조성, 실증단지 활용 확산방안 마련까지 기존 R&D 시스템에서 탈피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순 실증에서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를 활용한 실증 추진과 문화,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도시의 랜드마크화로 산업과 경제육성을 동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민간 중심의 법적 주체를 제시, 관련 투자에 따른 활동·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활동에 대한 중앙부처의 적극적 협조 지원을 통한 사업의 신속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메타버스 기술로 UAM 서비스화, 시장조성을 위한 다양한 문제점을 사전에 조사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UAM 기술은 최고국 대비 추격그룹에 속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포지셔닝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UAM 원천기술 획득, 첨단 혁신 소재부품 개발, 새로운 신산업·신서비스 발굴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실 가능한 목표로 '2030년 글로벌 UAM 시장 10% 점유'를 제시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