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경로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하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FOMC의 금리인상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우리 금융시장 영향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한국시간 이날 새벽 75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6월과 7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린 것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며 올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는 125BP 추가 인상을 전망하면서 네 차례 연속 75BP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제약적인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고 현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추 부총리는 “연준의 긴축 경로가 시장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성장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발표 이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7% 하락했다.
추 부총리는 “미국·유럽 등의 고물가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긴축이 가속화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원팀 정신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연준의 고강도 긴축, 중국 경기 둔화 가속화,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과거 정책 경험을 토대로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고 필요시 분야별, 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적기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을 촘촘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애로 해소 등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한은이 정책을 공조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 등 국채 수요 저변 확대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일각에서 최근의 시장 흐름을 불안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 금융위기 등에 비해 현재 우리의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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