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가수 아이유가 박재범의 '가나다라' 뮤직비디오에 입고 나온 보라색 원피스가 화제다. 일명 아이유 원피스는 뮤직비디오에 노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카프리슈'를 운영하는 강소민 대표는 “자고 일어나니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내 옷이 소개되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강 대표는 서울 컬렉션 등 유명 패션쇼에 참여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하루에 3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 생활이 반복되자 몸이 버티지 못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그는 25살부터 암 투병을 시작하게 됐다. 이를 극복하고 완치되는 과정에서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오랜 꿈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이전에 일하던 브랜드에서도 사용해 이미 익숙했던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활용해 2017년 카프리슈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카프리슈가 선보이는 아이템은 일상복보다는 나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특별한 옷이 중심이 된다. 이를 위해 독특한 색감,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디테일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다. 아이유 원피스로 유명해진 '팬시 드레스 퍼플'도 그런 의도가 반영됐다.
강 대표는 “매 시즌, 신비로운 느낌을 주면서 제가 좋아하는 색상이기도 한 보라색을 이용한 제품을 제작한다”며 “이 아이템도 특별한 날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끈을 목뒤 쪽으로 감아 옷을 고정하는 홀터넥,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로 디테일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이 제품만으로 전년 전체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섰을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분홍색, 하늘색 등 다양한 색상의 원사를 조합해 독특한 연보라색을 연출하는 '루즈핏 니트 볼레로 카디건', 주름진 소재에 코르셋처럼 끈을 당겨 묶는 방법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크랙 코르셋 롱 셔츠', 위아래에서 지퍼를 열 수 있는 디테일을 추가한 '포 레더 크롭 블루종 카키' 상하의 세트도 꾸준한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카프리슈는 2년 전부터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인기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은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마니아를 만들며 꾸준히 자신의 브랜드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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