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덴마크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의 야콥 폴슨(Jakob Poulsen)회장은 '에너지 섬' 프로젝트 잠재력이 큰 한국 정부·기업과 녹색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제안했다.
폴슨 회장은 22일 전자신문 창간 40주년 국제 컨퍼런스에서 '녹색 전환을 위한 CIP의 기여'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덴마크 정부에 2030년 미래 프로젝트로 직접 제안한 '인공섬 구축 프로젝트'를 국내 소개했다.
폴슨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 글로벌 팬데믹, 기후 위기 속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과제에 직면한 현재, 전자신문이 창간 40주년을 맞아 제시한 국가 비전 '대전환을 통한 미래 선도'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CIP는 2030년까지 운용자산 1000억 유로, 청정에너지 150GW를 구현해 1억5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민간 기관 투자자, 주로 연기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폴슨 회장은 “CIP 전 세계에서 추진 중인 총 9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 중 해상풍력은 50GW 규모로 절반이 넘으며, 2035년까지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용량 증가 예상치의 20%에 달한다”면서 “육상풍력과 태양광 사업은 20GW 수준이고 에너지 저장 및 수소생산 프로젝트 'Power-to-X(PtX)'가 나머지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CIP는 지난 30년간 200~1000㎿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수행해왔고, 향후 10년 간은 1GW 규모를 상회하는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할 계획이다. CIP는 지난 2019년 덴마크 해역 최초 풍력 인공섬 구축 프로젝트를 덴마크 정부에 제안했다. 내년까지 사업자 선정 입찰이 진행되며, CIP는 2030년경에는 인공섬 형태로 개발된 최초의 10GW 규모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폴슨 회장은 “CIP는 덴마크에 인공섬을 구축하고 각각의 인공섬 주위에 10GW규모 해상풍력 발전소를 개발하고자 한다”면서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 덴마크와 유럽에 대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고 북유럽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섬은 덴마크뿐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에도 확대 구축될 전망이다. 2050년까지 북해에 해상풍력 150GW 구축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폴슨 회장은 “에너지 섬을 설립해 바람이 좋고 공간이 넓은 더 먼 해상에 풍력 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면서 “필요한 그리드 용량을 줄여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 섬은 효율적인 초대형 규모 에너지 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장기적으로 보다 중앙집중화된 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IP는 덴마크 외 지역에서도 에너지 섬의 잠재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북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폴슨 회장은 “한국은 인공섬을 새로 건설할 필요 없이 기존의 섬을 활용하는 에너지 섬 부문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개발 가능한 다양한 기회가 있는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