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설계 최적화'는 제품 생산이나 설비 운영에 필요한 원료, 에너지 등을 최적화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는 설계 엔지니어링입니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기업 경영 효율도 높일 수 있는 대표적 ESG라 할 수 있습니다.”
김정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친환경재료공정연구그룹장)은 화학 공정 설계 최적화 전문가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를 받았다. 산업계와 연구계에 몸담았던 동안 줄 곳 화학 공정 설계 최적화를 연구하고 현장에 접목해왔다.
김 연구원은 2012~2014년 SK이노베이션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당시 '그린콜'을 비롯한 여러 공정 최적화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린콜은 질 낮은 석탄의 가공 공정을 최적화해 탄소 배출을 낮춘 석유류 제품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그는 “대형 플랜트를 갖춘 대기업 현장에서 쌓은 공정 설계와 설비 적용 경험을 살려 현재 중소화학기업을 대상으로 공정 설계 최적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공정 설계 최적화 지식과 노하우를 지역 화학산업 현장에 본격 접목한다. 울산시와 생기원 지원을 받아 2017년 시작한 '화학기업 에너지 공정 최적화 사업'이다. 현장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해 에너지 과소비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는 것으로 김 연구원의 대표적 연구 성과이자 사업실적이다. 이 사업을 계기로 그는 공정 설계 최적화 전문가 입지도 다졌다.
그는 이 사업에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공정과 동일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현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개선 방향을 잡는다. 전산유체역학 소프트웨어(SW)로 에너지절감 설비 설계를 최적화했고 경제성을 평가해 최종 개선안을 도출했다. 도출한 최적 개선안에 따라 현장 공정 개선을 유도하고 필요 설비를 도입할 수 있게 지원했다.
김 연구원은 “공정 최적화 성패는 시뮬레이션 모델의 정확도에 달렸다. 부족한 현장 데이터는 작업자의 경험과 수학적 가정으로 보완했고, 구현 모델의 예측값도 기업 실제 공정 데이터와 일일이 비교하며 검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이 사업에서 41개 기업의 에너지 공정 최적화를 지원해 에너지절감 연 1만2897TOE(석유환산톤), 온실가스 감축량 연 5만5590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 119억4400만원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 SCI 논문 게재, 특허출원 등록, 기술료 수입 등 부가 성과도 다양하다.
그는 개별 기업 공정 최적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같은 공정 최적화 프로세스를 체계화해 쉽게 접근하고 도입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그가 주도한 에너지 공정 최적화 플랫폼 개발을 '2021년 출연연 우수연구성과'로 선정했다.
연구회는 '지자체,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제조혁신 디지털 기반 에너지 최적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어 중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적용해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실증한 성과'라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국토부 후속 사업 수주로 이어졌고, 하드웨어 인프라인 '제조혁신 디지털 기반 에너지 최적화 플랫폼 센터' 구축으로 결실을 보았다.
김 연구원은 “울산시와 생기원 울산본부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고, 최적화 공정 현장 실증을 위해 기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제 시뮬레이션 모델을 고도화해 공정 최적화 값을 실시간 자동 도출하는 동시에 공정에 반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공정최적화시스템 개발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