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한국 유치 위해 영어 소통능력 등 비즈니스 환경 개선해야"...무협 보고서

아시아 지역거점으로서 한국 고려 순위. <자료 무협 제공>
아시아 지역거점으로서 한국 고려 순위. <자료 무협 제공>

글로벌 기업이 한국을 거점 후보지로 고려하는 것을 다소 주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싱가포르, 일본, 홍콩, 중국에 비해 영어 소통능력이나 고용여건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 결정요인 분석 및 한국의 유치전략' 보고서를 2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업은 중국을 둘러싼 통상환경 및 공급망 재편과 코로나19 확산 등 아시아 지역본부 이전을 본격 고려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기업 지역본부 설립이 수출 증대 등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가 이미지도 제고한다는 분석이다.

무협이 아시아에 지역본부가 있는 글로벌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거점 후보지로 고려하는 비중은 싱가포르, 일본, 홍콩, 중국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국 가중치 점수는 싱가포르가 431점, 일본이 255점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일본 절반 수준인 127점에 머물렀다. 1순위로 한국을 고려하는 비중은 3.3%로 싱가포르의 32.7%를 크게 밑돌았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환경이 생활환경 대비 경쟁력이 우수함에도 기업들에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국 비즈니스 기업 환경 경쟁력은 3.88점인 반면 인지도는 3.58점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글로벌 기업 아시아 지역본부 유치를 위해서는 영어 소통능력, 고용 여건, 조세제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 영어구사력은 전 세계 63개국 중 52위로 나타났고 외국인력 고용 용이성은 세계 141개국 중 100위, 조세경쟁력은 OECD 37개국 중 26위였다.

또 주력 제조업 생산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유치와 산·학·연 협력 강화 등 산업혁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프트파워 활용, 정보제공 실효성 제고 등 비즈니스 환경과 인적자원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홍보할 것을 덧붙였다.

보고서는 “투자유치 단계뿐만 아니라 한국에 이미 진출한 업체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이끌어내도록 제도 지원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