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라스틱, 삼성전자도 찾는 귀한 몸"…포어시스, 폐어망 자원화 전처리시설 구축

해양쓰레기관리플랫폼 기업 포어시스가 폐어망 등 해양플라스틱을 자원화하기 위한 전처리 시설 구축에 나선다. 업계 처음으로 모든 전처리 공정에 탄소발생량과 에너지사용량 등을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한다.

최근 해양플라스틱은 없어서 못 쓸 정도로 '귀한 몸'이 됐다. 국내외 기업에서 해양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 섬유생산업체 아쿠아필에서 버려진 그물, 방직물 섬유 등의 폐기물로 만든 '에코닐(Econyl)'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고 있다. 친환경 대안 섬유 소재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최근 인도에서 수거·가공된 폐어망 원료를 갤럭시Z 폴드4에 적용, 향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목포앞바다에서 수거한 로프(왼쪽부터), 전처리된 플레이크, 팰릿 모습.
목포앞바다에서 수거한 로프(왼쪽부터), 전처리된 플레이크, 팰릿 모습.

포어시스는 해양플라스틱을 다양한 산업에서 대량 소비할 수 있는 산업재로 환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전처리 시설 구축에 착수했다. 특히 지금까지는 염분을 비롯해 오염도가 높은 해양폐기물을 가공하는 영역에서 오히려 더 과도한 에너지를 투입하고, 추가적인 오염물질이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포어시스는 탄소발생량, 에너지사용량 등을 관리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전처리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설비 개발과 설계는 이미 완료했으며 최근 제작에 들어갔다.

폐어망의 경우 잘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마찰열에 의해 눌러붙는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어시스는 고속 파분쇄 설비를 개발했고, 원료에 따른 오염특성을 분석해 전처리 공정에 녹였다. 또 나일론의 경우 오염물질 흡착도가 높은 만큼, 다중초음파를 활용한 전처리 설비(Fore-sonic)을 개발, 짧은 시간 내에 고품질 전처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술력을 갖췄다.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는 “현재 해양플라스틱은 대부분 하이엔드 제품에 소량으로 들어가는 마케팅용 재료로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1년 어구어망 소비량은 12만톤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해양플라스틱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의 경우 재활용플라스틱을 25%이상 강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우리도 강제 규정이 생겨야 온 인류가 몇 세대 동안 바다에 버려온 쓰레기들을 건져내서 사용하려는 의지를 가지려하지 않을까 싶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했다.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
원종화 포어시스 대표

한편 포어시스는 국내 최초로 하천 부유쓰레기 차단시설을 개발해 부산, 충남, 경기 지역에 설치하고 있다. 내년 초 하천 부유쓰레기를 관리하는 부유식 쓰레기 차집 시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연말에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한다.

하천 부유쓰레기 차단시설은 사실상 하천에서 바다로 향하는 쓰레기를 걸러줄 수 있기 때문에 해양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 해양플라스틱의 약 60~80%가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제7차 국제해양폐기물컨퍼런스(7th International Marine Debris Conference, 7IMDC)'에서 부유쓰레기를 DB화 할 수 있는 AI기반 인식시스템도 첫 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 대표는 “쓰레기의 양과 종류, 발생자를 규명하는 것은 폐기물 관리의 매우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포어시스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들이 해양쓰레기 관리 분야에서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