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돼지 사육과 질병 상황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 축사 플랫폼을 개발했다. 생산성 향상과 질병 초기대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축산분야에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질병을 예방하고 가축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트리플렛(TRIPLETS)'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양돈업 대형화·계열화 추세에 따라 축산 질병을 조기에 대응하고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가축 관리 특화 스마트축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트리플렛은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양돈업에 접목했다. 24시간 돼지 행동과 면역력을 분석해 가축 질병 조기 탐지부터 복합환경·사양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 에너지 사용률 최적화, 공기 재순환 등을 종합 제어한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TRIPLET-P)은 축사 시설·가축·환경·에너지 등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 디지털 공간에 가상 축사를 구축·분석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사육밀도, 가축 그룹관리 등 축사 제어·운영·환경변화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실제 축사에 반영, 생산성을 높이고 최적 축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 축산업에 적용된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진은 플랫폼을 통해 기존보다 생산성이 최소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축사 상시 안전 감시 시스템(TRIPLET-E)은 AI 기술, 바이오 센서를 활용해 가축 스트레스와 면역력 변화, 이상 징후를 감시하는 기술이다.
먼저, 돼지의 행동을 저가의 IP카메라를 통해 24시간 내내 상시 감시해 돼지의 이상 징후를 추론·분석한다. 또 축사 내 설치된 타액 추출기 모듈, 바이오 센서를 통해 돼지 스트레스와 면역력 상태 변화를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종합 관리한다.
서울대와 공동연구로 세계 최고 수준 공기 재순환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안전 축사 시스템(TRIPLET-S)도 함께 개발했다.
공기 세정·탈취, 자외선 살균, 에너지 관리 등 축사 환경을 통합·관리하고 질병 발생과 유출입을 방지한다.
또 스마트 안전 축사 농가용 통합 자율 운영 시스템(TRIPLET-A)을 개발, 축산농가가 각 농가의 환경에 맞게 플랫폼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구진은 트리플렛 플랫폼 및 관련 요소 기술을 바탕으로 30여 건 국내외 특허를 출원·등록하고, 전남 순천시 농업회사법인 에코팜을 테스트베드로 플랫폼 완성도를 높이는 등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연구진은 ETRI가 보유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기술 △AI 영상분석 기술 △시계열 데이터 예측 기술 △농축산 IoT 플랫폼 기술 △수년간 축적된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세한 ETRI 농축수산지능화연구센터장은 “이 기술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농축산 분야 선도국과 기술격차를 줄이고 축산업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농민과 협력해 플랫폼 완성도 제고와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의 앙드레 아닝크 박사는 “ETRI가 디지털트윈 등 ICT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기술들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중요 기술 중 하나”라며 “농가를 대상으로 스마트 안전 축사 플랫폼 기술을 확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공동연구기관인 나모웹비즈, 엘시스 등 농축산 IT 시스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국내·외 기업에 기술이전·창업지원을 통해 스마트 안전 축사 플랫폼의 확산과 축산분야 융합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축산 질병 예방 및 통제 관리를 위한 ICT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안전 축사 기술 개발” 지원으로 수행됐다. ETRI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수의사, 해외 연구기관 및 국내 농가 등이 참여하여 축산 지능화 솔루션 분야 세계 최고 수준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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