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28일 밝혔다.
피치는 한국 신용등급 유지 결정에 대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도 거시경제 성과가 견고하고 수출 부문이 역동적인 점을 균형 있게 반영했다”며 “낮은 수준의 거버넌스 지수,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 요인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한국의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기에 충분한 수준의 안전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월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6개월로 AA등급 국가 중간값이 2.2개월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된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피치는 한국의 202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전망을 58.6%에서 51.5%로 수정했다.
가계부채는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피치는 “엄격한 신용심사 기준과 가계저축 등은 가계부채가 자산건전성 악화와 금융부문 전반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긴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외교적 대화는 제한적이었으며 단기간 내 추가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피치는 지표들을 고려하면 한국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지만 북한 리스크에 따라 AA-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6%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피치는 지난 1월에는 성장률 전망을 3.0%로 예측했으나 3월에 2.7%로 내린 뒤 이번에 추가로 하향했다.내년 성장률은 1.9%를 제시했다.
피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서비스 소비로의 전환 등이 수출과 설비 투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한국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팬데믹 이후 소비 회복세가 성장 전망에 계속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부채 상환 부담 증가와 물가 상승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부문은 현재 하강기에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핵심 성장요인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로 3월 전망(3.5%) 대비 1.5%포인트(P) 상향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1.5%로 제시했다. 피치는 한국의 물가 상승이 8월 들어 완화됐고 향후 원자재 가격 둔화, 통화 긴축 등으로 완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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