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LG CNS가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에 도전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15일 진행한 민간 데이터전문기관 지정 심사에 양사 이외에 신한은행, 신한카드, 삼성카드, 비씨카드, 쿠콘, 통계청 등 8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양사는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이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객 확보, 높은 고객 이해도,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 등 금융사에 없는 강점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이보다 앞서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에는 12개 기업·기관이 예비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SK㈜ C&C, 한국도로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본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금융 간 또는 금융·비금융 간 가명정보를 결합해서 기업에 제공하고 금융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기관이다.
삼성SDS와 LG CNS는 IT서비스 기업이 금융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 데이터 확보에 중립적 위치에 있다고 역설했다.
금융 데이터는 주로 금융사가 보유했지만 금융사는 경쟁 관계여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게 IT서비스 기업의 주장이다. 이에 비해 IT서비스 기업은 여러 금융사와 파트너 관계에 있어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수십년 축적한 시스템 통합·운영(SI·SM) 사업으로써 여러 산업 분야의 고객들을 보유, 고객 비즈니스와 고충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SDS는 2020년 11월 민간기업 최초로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에 선정됐다. 성별·연령대별 불법스팸 실태조사를 위해 통신사의 고객정보와 스팸신고 정보를 결합하는 실제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LG CNS는 지난해 9월 IT기업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본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7월에는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으로도 지정됐다. IT서비스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 등 두 가지 지정을 모두 받았다.
LG CNS에는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컨설턴트,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기반 디지털마케터, AI 연구원 등 AI데이터 전문가 800여명이 포진해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결합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데이터결합분석팀'을 신설했다.
IT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은 데이터전문기관의 핵심 역할인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서 기업에 필요한 신규 서비스 창출에 높은 역량을 갖췄다”면서 “고객 업무시스템, 클라우드 등을 구축하며 기른 정보보안 기술력, 데이터 가명 처리 능력,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능력 또한 IT서비스 기업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전문기관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지정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관장하고, 비금융 가명정보를 다루는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과 차이가 있다.
공공 데이터전문기관에는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4곳이 지정돼 있다.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을 추가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심사를 통해 올해 안에 민간 데이터전문기관을 지정할 예정이다.
〈표〉데이터전문기관과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 비교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