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최근 선보인 대면 전용 반려동물 보험(펫보험)이 출시 일주일 만에 월보험료 기준 1억원어치를 판매해 예상 밖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달 21일 출시한 펫보험 '위풍댕댕'은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 건수 1300여건에 약 1억1000만원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초반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매일 500만원 이상 신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펫보험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질병·상해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펫보험으로 돌풍을 일으킨 것은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 설계를 촘촘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가입 가능한 반려동물 나이를 생후 61일부터 만 10세까지 길게 잡았고 보험기간도 최대 20세까지 보장된다. 반려견 평균 수명이 12~15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평생 보장이 되는 셈이다.
보장비율도 50%, 70%, 80% 중 선택 가능하고 최대 250만원까지 연 2회 수술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갱신주기도 최대 5년으로 다른 보험사 상품(최대 3년)에 비해 길다.
또 사람에 대한 보장을 넣은 것도 특징이다. 반려인의 상해고도후유장해 보장은 물론 상해수술비, 상해입원일당, 골절진단비 등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반려견과 산책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해위험에 대비토록 했다.
설계사용 대면 상품으로 출시한 점도 주효했다. 삼성화재가 기존 판매하는 펫보험은 인터넷 다이렉트 상품이었다. 대면용으로 출시하면서 월 보험료가 최대 8만원대로 다른 펫보험에 비해 비싸졌지만 그만큼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도 커 영업 동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국내에서 펫보험은 생소한 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은 860만마리에 달하고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8%에 해당하는 640만가구에 이른다. 이에 비해 펫보험 가입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해 보험 계약 건수는 2만2000여건으로 전체 마릿수 대비 가입률은 0.25%에 불과했다. 등록 마릿수만 봐도 1.1%에 그쳤다.
메리츠화재가 펫보험 '펫퍼민트'를 출시하면서 펫보험 시장을 열었지만 동물등록제가 의무가 아닌 점, 제각각인 동물병원 수가, 반려동물의 비문(코 지문) 신뢰도 등 문제가 펫보험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는 등 정부 차원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펫보험 시장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현재 갱신주기 3년 이상인 장기 펫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이다. 단기 펫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과 이달 출범하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도 향후 장기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이 보험사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정부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펫보험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신상품 출시와 기존 상품 개정, 마케팅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