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원 혁신을 위한 메스를 뽑아들었다. 취임 100일이 지났고 각 업권을 만나며 시장 현황과 개선점을 파악한 만큼 변화한 시장에 맞춰 금융감독원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5일 금융감독원은 감독업무 혁신 로드맵을 담은 'FSS, the F.A.S.T'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정(Fairness), 책임(Accountability), 지원(Support), 투명(Transparency)을 4대 원칙으로 삼고 감독업무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권별 협회장 등과 만나 “금융의 디지털화 등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산업 혁신을 위해 당국이 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장 감독·검사를 담당하는 금감원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혁신 프로젝트는 5대 분야 20개 세부과제로 구성했다. 감독 혁신 전담조직과 인허가 지원시스템을 확대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허가 심사 투명성 제고, 제재 예측가능성 제고 등을 추진한다.
금감원은 이날 분쟁조정 업무 혁신 관련 6개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분쟁 적체가 심화하고 처리 기간도 길어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특단의 조치를 강행해 분쟁건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8월 기준 4700건 분쟁건수를 내년 3월 말까지 60% 감축해 2000건(생명·손해보험 기준)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선입선출, 개별 신청건 위주로 처리하는 방식을 벗어나 분쟁건을 사안별로 유형화해 집중 검토하고 일괄 처리하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분쟁 배정은 현행 담당자별 분쟁 처리 경험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에서 유형별로 담당자를 지정·배정해 분쟁조정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법률·의료 쟁점으로 장기적체된 분쟁건은 부서장 책임 하에 '집중심리제'를 상시 운영해 신속하게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금감원 접수 민원에 대해 보험사와 민원인간 자율조정 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분쟁조정 건에 대해서는 민원인에게 분쟁조정절차가 개시됐음을 상세하게 안내할 예정이다. 그동안 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하고 있어도 안내가 미흡해 분쟁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민원인 불만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선 마련한 과제부터 속도감 있게 확실히 실천하겠다”며 “금융시장과 소비자가 만족할 때까지 추가 혁신과제를 지속 발굴·개선해 이번 업무혁신이 금감원 조직문화 DNA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