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90〉디지털 교육자원과 교육방식 공진화

장항배 중앙대 원격교육지원센터장·산업보안학과 교수
장항배 중앙대 원격교육지원센터장·산업보안학과 교수

2022학년도 2학기 개강과 함께 맞은 추석 명절 이후 대학가는 코로나19로 웅크려 있던 캠퍼스에서 다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교실에서의 대면 수업이 전면 시행되고, 그동안 중단된 축제도 안전한 방역체계 아래 진행되면서 대학은 고요하고 조심스러운 캠퍼스 공간에서 다양한 참여와 소통이 이뤄지는 활발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열린 캠퍼스는 코로나19 이전 모습과 사뭇 달라서 낯선 마음은 여전하다. 우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교감 수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진행된 비대면 교육으로 말미암아 활자화된 내용 이상의 '우리'라는 공감대 형성에는 아직 거리감이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내외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세부적으로 내외부 환경적 요소는 고객과 공급자 대상 교섭력, 시장 내 경쟁 상황, 대체재 출현 위험, 신규 진입자 위험 등을 들 수 있다(Michael Porter, '5 Forces Model'). 대학도 다양한 구성원으로 형성된 유기적 조직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교육 관점에서 해석해서 챙길 필요가 있다. 강의실에서 학생과 직접 교감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던 그동안의 교육방식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매개로 한 비대면 교육으로 대체됐다. 다시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맞은 교육환경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고민을 낳고 있다. 그 고민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대면 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급격한 속도로 구축해 온 디지털 교육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문제로 가시화된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 변화에 따라 빠르게 전환된 비대면 교육환경으로의 대전환은 대학별 사전 준비 수준에 따라 다양한 아쉬움을 남겼다. 예를 들어 학점별 최소 학습 분량 부족이나 일부 콘텐츠 재사용 및 외부 콘텐츠 의존 등과 같은 수업 콘텐츠 만족도 저하 문제와 함께 비대면 수업 토론 부족, 과제에 대한 환류 미흡, 시험관리 감독 어려움 등과 같은 수업의 질(質) 문제를 초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롭게 시작되는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공존하는, 다시 말하면 오프라인 수업방식과 온라인 수업방식이 병행되는 현재 교육환경은 대학에 슬기로운 대응을 요구한다. 대학본부는 물론 관련 내용을 실무적으로 주관하는 대학 내 원격교육지원센터의 고민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점을 디지털 교육자원의 역할 재정의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온라인 수업방식과 오프라인 수업방식에는 고유한 교육적 효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호 공진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디지털 교육자원 역할을 재설계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오프라인 수업방식에서는 디지털 교육자원 역할을 '교육지원 도구'로의 점진적 개선 노력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수업방식에서는 '교육 플랫폼'으로의 디지털 교육자원 역할을 재해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면 수업에서 디지털 교육자원은 현재까지 진행되는 거꾸로 수업, 소통 중심 수업, 문제 해결 수업 등에 대한 교육 효과 극대화 목적의 도구 고도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비대면 수업에서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는 디지털 교육자원은 다양한 학습 성과 분석을 통한 개인맞춤형 수업 진행과 함께 실제적 체감형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 공간 조성 노력이 요청된다.

사물 사이에 초연결 과정을 통해 진행되어 온 4차 산업혁명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변화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 사이에 진행되는 융합화(일체화) 과정은 산업현장 대전환과 궤를 함께하면서 새로운 교육환경에 대한 현명한 대응전략 수립을 요구한다.

장항배 중앙대 원격교육지원센터장·산업보안학과 교수 hbchang@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