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 핀테크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업체 수가 현재 200여개로 지난 5년 동안 약 6배, 서비스 사용자 수는 2650만명에서 5320만명으로 2배 늘어났다. 핀테크 시장 규모(간편결제 기준)도 2016년 7억달러에서 2021년 45억달러로 6.4배 확대됐다. 핀테크 시장 규모는 GDP 대비 1.9%로 소규모지만 성장세는 연 45%로 급성장세를 띠고 있다. 베트남 벤처기업 가운데 31%가 핀테크이고, 지난해엔 벤처투자총액에서 핀테크 비중이 무려 27% 상승하기도 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은 뭘까.
전문가들은 절대 다수의 국민이 디지털·모바일에 익숙한 점을 첫째 이유로 꼽는다.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30세고, 인구의 70%가 35세 이하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디지털 세대인 만큼 핀테크 시장의 발달 속도도 빠를 만하다.
둘째 아이러니하지만 낙후된 금융과 불편함이 핀테크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예컨대 베트남은 인구의 70%가 은행 계좌가 없는 금융소외 계층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결제가 나오자마자 이에 열광하게 됐고, 금융회사와도 특별한 갈등 없이 금융소외 계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의견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셋째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디지털·핀테크 육성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은 정부의 지속적인 ICT 인프라 구축의 노력으로 인터넷 보급률 70%,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67.8%를 보이고 있다. 핀테크에 대해선 비현금결제 개발계획(2016~2020년)을 통해 전자결제를 장려하고 매년 6월 16일 '현금 없는 날(Cashless Day) 행사하기', 규제샌드박스제도를 이용한 핀테크혁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분야가 활발한가. 지난 9월 발간된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간편결제 분야(39개 업체)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장 빠르다. 유니콘 기업인 VN페이, MoMo 등 2개사 모두 간편결제서비스업체일 정도다.
베트남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인 VN페이는 가입가치 10억달러, 회원수 1500만명의 QR코드를 활용한 전자결제서비스 업체다. MoMo는 기업가치 20억달러에 회원수는 무려 3100만명의 전자결제 외 보험, 투자 등까지 아우른다. 그 뒤를 P2P 금융(23개 업체), 블록체인·가상자산(17개 업체) 분야가 각각 2~3위로 잇고 있다.
특히 P2P는 문턱 높은 은행의 대출을 대체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P2P플랫폼으론 Tima를 꼽는다. 최근엔 로보어드바이저(6개 업체)와 크라우드펀딩(6개 업체)도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망은 어떤가. 핀테크 성장과 궤를 함께하는 베트남 전자상거래의 급성장세와 포용금융 일환으로 핀테크 지원정책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 핀테크 시장 전망은 상당히 밝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2024년엔 시장 규모가 180억달러, 핀테크서비스 사용자는 7100만명, 간편결제는 2021~2025년 5년 동안 300%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의 한국 핀테크업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적극적인 상호 진출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