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도 도시' 광주 AI 영재고 설립 급물살 타나…학령인구 감소 등 걸림돌

'인공지능(AI) 선도 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에 AI 영재고를 설립하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말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윤 대통령 주재 제8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AI 영재고 설립을 건의했다. 강 시장으로부터 구체적인 AI 영재고 설립 준비 사항을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직접 검토를 지시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 6월 열린 인공지능사관학교 제3기 입교식. 광주에 AI 관련 초·중등 과정이 없어 인재 양성 사다리가 단절된 상황이다.
지난 6월 열린 인공지능사관학교 제3기 입교식. 광주에 AI 관련 초·중등 과정이 없어 인재 양성 사다리가 단절된 상황이다.

시는 정부가 2019년 균형발전차원에서 예비타당성 사업으로 선정한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등 AI 산업을 4년째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사관학교 등에서 AI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지만, 초·중등 과정이 없어 인재 양성 사다리가 단절된 상황이다.

시는 과기정통부와 AI 영재고 설립 타당성, 절차, 방법 등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시 교육청에서 설립·운영하는 공립보다는 국립 형태 학교 설립을 희망하고 있다.

최우선 설립안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 국립AI영재고다. 그 다음은 부산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모델이다. 운영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해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하고, 전국 단위 선발로 인재 유입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평준화 기조를 내세워 영재학교 신설에 회의적인 정부 부처 설득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AI 영재고 설립을 일찌감치 추진해온 충북도와의 경쟁, 기존 20여 과학고의 집단 영재고 전환 움직임 등이 광주에 AI 영재고 설립 계획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 관계자는 “광주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광주에 AI 영재고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자체가 의미 있다”며 “AI 융복합 산업을 추진 중인 광주에 AI 영재고가 설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