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신(新) 가전 대표 주자 중 하나로 빠지지 않고 꼽히는 것이 있다. 바로 음식물처리기다. 과거 과도한 전기 소모량, 디스포저형 관련 규제 등으로 주춤했던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친환경 트렌드를 만나 다시 살아나고 있다. 중견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SK매직은 지난 6월 '에코클린'을 출시하며 14년 만에 다시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 재진입이라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던 배경은 '순환 제습 건조 분쇄'라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음식물 처리 방식은 크게 고온건조분쇄방식과 미생물처리 방식으로 나뉜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핵심은 '음식물 처리 기능'과 '악취 차단'이다.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가장 큰 고객 페인포인트 중 하나다. 에코클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습기' 원리를 차용했다.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물로 바꾸고 습기 외부 방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내부에는 감압청정 필터를 추가해 내부 세균증식, 악취, 필터 오염 등 문제를 해결했다.
임동욱 제품개발팀 매니저는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은 필터를 사용한 냄새 제거로 인한 소모성 문제와 제품 외부로 빠져나가는 공기로 인한 곰팡이, 벽면 오염 등 2차 오염 문제가 있었다”며 “제품 처리부터 끝까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냄새 발생 근원인 습기를 없애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SK매직이 정수기에서 쌓아온 냉매 컨트롤 기술과 노하우, 물 배출, 필터 기술 등도 활용했다. 표준 음식물 시료로 성능을 확인하고 고등어, 김치 등 각종 음식물을 테스트했다. 덕분에 한동안 개발팀에서는 '안녕하십니까' 대신 '어제 테스트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가 출근 인사말이 됐다.
형태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주방 '가전'이 아닌 '가구'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인테리어 요소를 가미했다.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상부 오픈 방식을 적용하고 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탠드도 출시했다.
허윤 상품운영팀 매니저는 “주방이라는 공간 제약에서 어디든 둬도 어울릴 수 있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심미적 기능과 사용자 편의 기능을 고민한 덕에 산업통산자원부가 주최하는 '2022 굿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클린은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함께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기영 상품기획팀 매니저는 “음식물처리기를 처음 사용한 사용자와 타 제품을 쓰던 사용자 모두 '진짜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좋은 피드백을 많이 준다”며 “편리함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편리미엄'이라는 라이프스타일 가전 트렌드가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