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누구나 제약 없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서진우 클루닉스 대표 관심사는 두 가지다. 고성능 컴퓨팅 기반 R&D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과 회사 성장을 위한 안정적 체질 변화다. 전자는 클루닉스 핵심 비즈니스 측면에서, 후자는 경영자 관점에서 바람이다.
20년 전 평사원으로 입사해 올해 단독 대표가 된 그는 입사 이후는 물론 정보기술(IT)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시절까지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서 대표는 전공인 전자통신(정보통신)보다 어려서부터 하던 운동(우슈)에 매진했다. 군대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가 다리 부상을 당해 운동을 포기해야 했던 때, 졸업 후 제약회사 영업을 하면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서 대표는 “대학 시절 무선설비 자격증 외엔 아무런 IT 지식이 없었다”면서 “1999년 부산에 리눅스 기술회사에 입사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리눅스 교육학원도 없었고,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가르쳐줄 선배도 없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1년간 공부만 했다. 실제 서비스는 경험도 없었다.
서 대표는 “회사가 문을 닫으며 2000년 초 상경해 호스팅 업체에서 일했는데 1년간 공부했던 게 상당히 수준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기술자로 인정받아 일하다가 클러스터링을 통한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 있던 클루닉스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클루닉스는 서 대표에겐 날개였다. 서 대표는 입사 이후 노후 PC를 활용한 고성능 서버기반컴퓨팅 모델을 설계, 클루닉스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 2006년에는 연구개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렌티어(RNTier)의 초기 모델을 개발해 기업 연구소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서 대표는 “2009년 포스코를 시작으로 수많은 대기업과 연구소에서 아렌티어를 도입했다”면서 “클루닉스는 이때부터 고성능 컴퓨팅 기반 연구개발 클라우드로 꾸준히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클루닉스는 지난 6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아렌티어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온프레미스(사내구축형)으로 제공하던 R&D 클라우드를 퍼블릭에서도 제공하게 된 것이다. 대학 연구소나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보다 많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연말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베타 버전을 출시한다”며 “프라이빗, 퍼블릭, 하이브리드 모든 기반에서 R&D 클라우드를 동시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구독형으로 수익 모델이 확장된 것을 계기로 회사가 더 발전하기 위해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과학 등 전통적 R&D 분야를 넘어 의료, 게임, 금융 등 다양한 산업으로 고객군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