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라온 저에너지 가속구간 첫 빔 인출 시험 성공...내년 활용성 검증 돌입

중이온가속기 라온 시설 전경. 사진=과기정통부
중이온가속기 라온 시설 전경. 사진=과기정통부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첫 빔 인출 시험'이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지난 7일 중이온가속기 저에너지 가속구간 첫 번째 빔 인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이온가속기는 중이온(우라늄 등 무거운 이온)을 빠르게 가속한 후 표적 물질에 충돌시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거나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고, 그 특성을 연구하는 대형 연구시설이다. 방사광 등 다른 가속기와 달리 중이온가속기는 무거운 원소를 광속(초속 약 30만㎞)의 2분의 1까지 가속해야 하는 극한 기술 집약체다.

RAON은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총 1조5183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 시설건설을 완공했으며, 저에너지 구간 초전도 가속장치는 지난해 12월 설치를 완료했다. 가속 목표 성능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미국 미시간주립대 FRIB 중이온가속기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두 가지 동위원소 생성방식을 결합하도록 설계돼 다양한 희귀동위원소 생성이 가능하다.

이번 시험은 저에너지 가속장치 총 54기 가속 모듈 중 전단부 5기 가속 모듈에 대해 첫 번째 빔 인출 시험을 했다.

첫 번째 빔 인출 시험 결과. 사진=과기정통부
첫 번째 빔 인출 시험 결과. 사진=과기정통부

빔 인출 시험 성공은 RAON이 목표 성능대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하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며, 동시에 극저온설비, 중앙제어장치 등 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필수 제반 장치들과 연계한 성능도 확인했다는 의미로 작용한다.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제작을 완료하고 시동을 걸어 동력발생장치, 조향장치 등 주요 장치 간 종합적인 연동성과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1단 기어로 저속 주행 시험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측 설명이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이번 빔 인출 성공을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빔 시운전을 확대해 2023년에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시운전과 가속장치와 연계된 희귀동위원소 생성 장치, 저에너지 구간 실험 장치 빔 시운전도 병행해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빔 활용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빔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홍승우 중이온가속기연구소장은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빔 시운전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