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협하는 천체의 궤도를 우주선으로 충돌시켜 변경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쌍소행성궤도수정실험(DART, 이하 다트)이 성공 기준을 25배 충족시켰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이 12일 밝혔다.
나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6일 지구에서 1080만km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다트 우주선을 정확히 충돌시켰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60m의 소행성으로, 그보다 5배이상큰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1.2km 떨어진 거리에서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하고 있었다. 나사는 디모르포스를 디디모스에 더 가깝게 밀어 넣고 공전 속도를 약 1%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충돌 후 약 2주간의 데이터 수집 끝에 나사는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기존보다 32분 줄어들어 11시간 23분이 됐다고 밝혔다. 측정 오차는 ±2분이다.
인류 최초의 지구 방어 실험이 성공적인 첫 발을 뗀 순간이다. 당초 목표 기준은 73초 이상의 공전주기 단축이었다. 이를 25배 이상 충족시킨 것이다. 퍼센트로 따진다면 공전 주기는 약 4% 변했다.
나사의 로리 글레이즈 행성 과학 부문장은 “결과 분석은 목표 소행성과 다트 충돌 효과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다”라며 “매일 새로운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실제로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이 다가올 때 우주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 분석은 끝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골드스톤 행성 레이더 시설과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국립과학재단의 그린뱅크 천문대 레이더 시설 등 전 세계 지상 관측소에 여전히 새로운 관측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이제 초점은 다트가 목표물과 시속 약 2만 2530km의 속도로 부딪히면서 운동량을 얼마나 잘 전달했는가를 측정하는 부분으로 옮겨진다.
여기에는 이젝타(ejecta) 분석이 포함된다. 충돌로 인해 수 톤의 소행성 암석이 대체돼 우주로 발사됐는데, 이 파편의 폭발로 인한 반동이 다트가 디모르포스에 대한 압력을 상당히 강화한 것으로 보고 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풍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공기의 분출과 비슷하다. 이젝타로부터의 반동 효과를 성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분석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나사의 다트 우주선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27일 오전,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부딪혔다. 실제 소행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첫 지구방어 실험이다.
이 충돌은 이탈리아 큐브샛 ‘리차 큐브(LICIACube)’가 뒤따라가며 궤도 변화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천문 관측대, 제임스 웹 ⋅ 허블 우주 망원경 등이 지켜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