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배터리 산업 전체를 생각할 때 새로운 소재 플레이어가 진출한 것을 대환영합니다.”
박원철 SKC 대표는 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SKC 계열사 SK넥실리스는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동박 제조 업체다.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SK넥실리스 경쟁사로 꼽힌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 SKC 동박 계열사 SK넥실리스 정읍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케미칼은 동박 공장 생산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인 동박 시장에서 단시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SK넥실리스는 경쟁사와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SK넥실리스, 중국 왓슨, 대만 창춘 이어 세계 동박 시장 4위 업체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 이차전지 특수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롯데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 의지를 확연히 드러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SKC가 인수한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 가격보다 두배 이상 비싸게 인수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차전지 소재 시장 성장이 가파르지만 당초 일진머티리얼즈가 제시한 3조원과 비슷한 규모에서 인수가 확정됐다.
박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따른 동박 시장 진출에 대해 “SK넥실리스는 동박 업계를 이끄는 선두 업체로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를 지원하는 책임있는 서플라이어(SCM)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동박 시장에서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SK넥실리스는 올해 미국 동박 공장 부지 등 구체적 미국 투자 일정을 확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l가 위치한 미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신생 플레이어가 즐비한 북미 시장도 동시 공략한다. 특히 미국은 중국 소재 업계가 진출할 수 없는 특수 시장으로 분류된다. 중국 왓슨, 누오드 등 중국 업체들은 중국, 유럽에서 동박 증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 시장 진입이 어려운 데다 최근 유럽 대비 전기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박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진 만큼 미국시장 진출은 필수가 됐다.
박 대표는 “SK넥실리스 정읍 공장은 크게 고성능 동박을 광폭으로 넓고, 길게 생산할 수 있다”며 “SK넥실리스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고 정읍 공장에서 생산 노하우를 해외 공장에서 접목해 2024년 조기 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소재 시장 경쟁력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이차전지 소재는 차세대 음극재와 전고체 배터리, 리튬 메탈 배터리 관련 특수 소재 기술이 대상”이라며 “이차전지는 소재 사업을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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