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머리카락 20분의 1 두께 동박 생산…혹독한 공정 관리에 품질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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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심 배터리 수요 폭발
글로벌 1위 업체에 속속 납품
업계 최고·최대 연 5만톤 생산
美시장 공략해 매출 1兆 목표

[르포] 머리카락 20분의 1 두께 동박 생산…혹독한 공정 관리에 품질 '자신감'

지난 11일 찾은 전북 정읍 SK넥실리스 동박 공장은 이차전지 소재 격변기 출발점에 서 있었다. 1996년 인쇄회로기판(PCB) 동박 생산 회사에서 2003년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기업으로 대전환, 세계 1위 동박업체로 올라섰다.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또 한 번 환골탈태를 준비 중이었다. 과감한 투자와 세계 최고 수준 품질을 자랑하는 정읍공장 동박 공장이 그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 최고 동박 기업, SK '기술 투자' 비결

[르포] 머리카락 20분의 1 두께 동박 생산…혹독한 공정 관리에 품질 '자신감'

이날 공개된 5공장 동박 생산 라인은 SK넥실리스 정읍 공장 핵심 라인이다. 연면적 12만9000㎡ 규모 제박 생산 라인은 수십여대 제박기(동박롤을 만드는 기계)가 빠르게 회전하며 머리카락 20분의 1두께 동박을 뽑아내고 있었다.

동박 제작 과정은 간단하다. 구리선을 들여와 녹이고 도금하고 원하는 크기로 자르는 3단계를 거쳐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이 탄생한다. 주력 제품은 4~6마이크로(㎛) 두께 동박으로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공급된다.

임기영 SK넥실리스 생산기술담당은 “5공장에서 생산되는 동박 생산 규모는 연간 5만톤에 달한다”며 “전기차 150만~200만대에 들어가는 동박으로 과거 정보기술(IT) 기기에 3~4g 들어가던 동박 제품을 '더얇고' '더길고' '더넓게' 뽑아내기 위한 기술 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최고 품질 4㎛ 동박을 최대 77㎞ 길이, 1.4m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전기차 대당 40㎏ 이상 동박이 들어간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는 SK넥실리스 5공장이 제박기 1대당 업계 6톤짜리 동박을 생산할 만큼 기술력을 자랑한다.

국내 1위 LG엔솔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 일본 1위 파나소닉 원통형 배터리, 중국 1위 CATL 각형 배터리용 동박도 이곳에서 전량 생산된다. 국내 최고 권위 기술상인 장영실상 가운데 최우상인 대통령상을 포함해 총 3회 수상할 정도로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는 “글로벌 5위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에 납품하는 SK넥실리스 동박은 단연 최정상”이라며 “SK넥실리스는 SKC 소재 계열사 이전에 세계 최고 동박 기술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 전지박
SK넥실리스 전지박

정읍 공장 제품 경쟁력은 공장 출범 26년이 무색한 혹독한 공정 관리에 있다. 실제로 제박 공정이 끝나고 자동검사장치에서 1차 검사하고 고객 공급 이전에 2차 검사까지 완료한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동박의 단순한 두께 검사뿐 아니라 제품 품질까지 검사할 수 있어 미세한 결함까지 잡아낼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품을 포장하는 과정에만 인력을 두고 동박 모든 공정을 첨단 공정을 구축할 정도로 제품 관리도 엄격했다. 제품 합격점을 받지 못하는 제품은 리사이클링하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2023년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동박 시장 규모는 2025년 75만톤으로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모델3에 동박 40㎏가 들어가는데 전기 트럭, 전기 버스 등 대형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최대 수백㎏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넥실리스는 5공장까지 총 5만톤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6공장을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6만톤 가까이 늘어난다. 연내 미국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체 공급은 없다”며 “미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고객 밀착 투자로 대응하고 선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미국 진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내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동박 업계 최대 매출 도전이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자체 공장을 2개 운영하고 있다. 미국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을 확정하면서 동박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SK넥실리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5, 6공장 포함해 평균 1년에 한번꼴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왼쪽 사진 우)와 김종우 SKC솔믹스 대표(오른쪽 사진 우)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각 사진 왼쪽)과 함께 인증서와 대통령인증패를 들고 있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왼쪽 사진 우)와 김종우 SKC솔믹스 대표(오른쪽 사진 우)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각 사진 왼쪽)과 함께 인증서와 대통령인증패를 들고 있다.

이 대표는 “SK넥실리스는 동박 증설에 특화된 회사”라며 “동박 시장이 커지고 롯데케미칼이 동박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만큼 동박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