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기업 98% “기준금리 인상 경영에 큰 부담”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이 올해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영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상공회의소(회장 정창선)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광주·전남지역 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기업의 97.5%가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영활동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기준금리 인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자금 사정 악화(67.5%)'를 가장 우려했으며,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36.8%)', '설비투자 지연·축소(10.3%)', '사업추진 지연(6.8%)', '회사 자산가치 하락(0.9%)' 등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올해 지역기업의 실제 대출금리 또한 대체로 상승했다. 응답 기업의 1월 기업대출 금리는 가장 많은 74.2%가 '4% 미만'이라고 답했으나 9월 기준 대출금리는 '5~6% 미만(34.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이 손익분기상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4% 미만(45.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기준금리 인상과 기업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 응답 기업의 75.9%는 '아직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대응 또는 대응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24.1%에 불과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 또는 대응 준비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주로 '비용 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41.4%)' 또는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한 재정 건전성 강화(31.0%)'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상환유예 신청(20.7%)', '고정금리로 전환(6.9%)', '투자 규모 감소(6.9%)' 등이 뒤를 이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응과 관련해 지역기업의 올해 정책자금 대출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7%는 '대출받은 적이 없다'라고 답했으며, 38.3%만이 '대출받은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정책자금 수혜대상에 해당되지 않아서(43.2%)'가 가장 큰 이유였다. 이 밖에도 '정책자금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서(29.7%)', '정책자금 심사에서 탈락할 것 같아서(8.1%)', '대출 서류 및 절차가 복잡해서(6.8%)', '정책자금을 받는 절차를 몰라서(4.1%)' 등을 꼽았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 지역기업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많은 기업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17.9%)', '정책자금 지원 확대(16.1%)', '금리 차액지원(14.3%)', '기업 여건에 맞는 대출 지원 세분화(14.3%)' 등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기업지원책 확대(7.1%)', '고정금리 전환 지원(7.1%)', '정책자금 수혜대상 확대(7.1%)', '정책자금 금리 인하(5.4%)', '대출 규제 완화(3.6%)', '정책자금 대출절차 간소화(3.6%)', '환율 조절(3.6%)' 등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와중에 금리 인상에 따른 재정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지역기업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기업이 고금리·고환율 등의 경기 불확실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금리·환율 안정과 함께 정책자금 지원 및 지원자격 세분화 등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기업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