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행은행장 5파전…여러 변수에 장기전 가능성도

김진균 행장 연임 여부가 관건
외부 vs 내부 출신 경쟁도 치열
중앙회·정부 간 주도권 싸움에
인사 과정 지연 되풀이될 수도

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점
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점

차기 수협은행장에 김진균 현 행장을 포함한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행장 선임 과정에 변수가 많아 장기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수협은행장 선임 관전포인트는 김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와 함께 2연속 내부 출신 행장이 배출될지 아니면 정부 입김을 타고 외부 출신이 선임되는지다.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주도권을 두고 수협중앙회와 정부 측이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추위가 신임 행장 후보자 서류접수를 받은 결과 김 행장 포함 5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상무), 권재철 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 부회장을 제외한 4명은 모두 수협은행 내부 출신이다.

(왼쪽부터) 김진균 수협은행장,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권재철 전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
(왼쪽부터) 김진균 수협은행장,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권재철 전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

행추위는 수협은행 대주주인 수협중앙회 추천 2명,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각 1명 등 정부 측 인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14일 서류 검토를 거쳐 면접 대상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오는 25일엔 이사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 1명을 정한다. 이때 행추위원 5명 중 4명의 동의를 받아야 해 사실상 수협중앙회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2020년 행장 선임 때 수협중앙회가 힘을 써 김 행장이 사상 첫 내부 출신 행장이 된 사례가 있다.

내부 후보군 중엔 현직인 김 행장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임 기간 실적이 좋았다. 김 행장은 2020년 11월 취임한 뒤 지난해 2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역대 최대인 2018년(2307억원)에 이은 두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1315억원으로 지난해 1206억원보다 약 9% 성장했다.

강 부대표는 여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해 40년 넘게 근무 중이고 2013년 최초 여성 부행장, 2016년 첫 여성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현재 중앙회 소속이라는 점도 강 부대표의 강점이다. 권재철·김철환 전 부행장은 현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덜하다는 평가다.

KB국민카드 사장 출신 최 부회장의 행장 후보 지원을 두고는 설왕설래가 나온다. 주택은행에서 시작해 국민카드 사장까지 역임해 경영능력은 인정받았지만 1956년생으로 고령인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또 국민카드 사장 시절 있었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으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은 전력도 부담이다.

여러 변수로 행장 선임 절차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뒤인 2016년부터 행장 선임 때마다 중앙회와 정부 측 인사의 입씨름으로 차질을 빚었다. 2017년엔 6개월 이상 선임이 지연됐고, 2020년에도 후보군을 재공모해 10명의 후보가 면접을 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김 행장의 연임 등 다시 한 번 내부 출신 행장이 나올지, 외부 인사가 행장이 될지 알 수 없다”며 “중앙회와 정부 측의 원만한 합의가 없으면 또다시 행장 선임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