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펀드 판매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대출판매에 따른 이자수익과 플랫폼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등 성장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냉혹해진 가운데 새로운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 기회와 플랫폼 저력을 입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가 신청한 금융투자업은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인수업 제외)과 투자중개업이다. 카카오뱅크 플랫폼에서 예·적금과 대출상품 가입 외에 새롭게 펀드상품을 판매·중개하기 위한 절차다.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모두 획득해야 펀드상품 판매가 가능해진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직접 펀드 판매에 도전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빅테크 플랫폼 중 유일하게 카카오페이 앱 내에서 소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까지 본허가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펀드 상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펀드상품 기획 등 관련 전문인력을 두 자릿수로 채용하며 조직을 갖췄다. 서비스 출시까지 필요할 경우 관련 분야 전문인력을 지속 충원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 서비스 형태는 확정하지 않았다.
빅테크 플랫폼에서 가장 먼저 펀드 판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쉬운 상품 설명과 간편한 가입 절차로 기존 금융사 펀드 판매 프로세스와 차별화를 꾀했다. 분야별 펀드를 전략적으로 소수만 선보임으로써 펀드 상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 고민을 줄여주는 새로운 시도도 했다.
카카오뱅크도 그동안 '쉬운 금융'을 내세운 만큼 기존 금융사와 다른 형태로 펀드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선발주자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차별화하면서 카카오뱅크 사용자 특성과 입맛에 맞게 서비스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플랫폼의 강점은 직관적이고 쉬운 금융을 구현한 것”이라며 “현재 펀드 서비스 차별화를 고민하는 단계이며 구체 서비스 방식은 추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펀드 상품 판매에 나서면 새롭게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성과 플랫폼 경쟁력으로 금융권과 증권가에서 동시에 주목받았다. 하지만 대출증가율과 월간활성사용자수(MAU) 성장성이 정체되고 시중은행 대비 이렇다 할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추가 성장성에 대한 최근 시장 평가가 냉혹해졌다.
카카오뱅크 MAU는 작년 말 1500만명을 넘어선 후 이렇다 할 추가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수익과 플랫폼수익은 2020년 211억원, 2021년 599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으나 올해 1분기 112억원, 2분기 58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전년 동기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