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행정수도를 위한 교통기반 마련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 청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 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는 도시건설 3단계를 맞이해 새로운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청사, 공공기관 이전에 중점을 두었다면,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가 가시화되면서, 실질적 행정수도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물론 각 지역 거점 도시들과의 연결이 한층 더 중요해졌으며, 새로운 변화에 따른 교통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내부 교통인프라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행정수도는 어떨까? 계획도시인 호주의 캔버라는 성공적인 행정수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캔버라의 수도 기능과 도로 체계를 살펴보면 도심과 위성도시와의 연결이 눈에 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캔버라 도시개발 기본방향은 도심지역은 행정 및 정치도시로 계획하고 주거와 상업 시설들은 캔버라 주변 위성도시에 계획하는 것이다. 캔버라 도심 행정타운은 의회지역(캐피털 힐), 행정지역(시티 힐), 주요업무지역(러셀)을 중심으로 삼각구도를 이루고, 각 거점에서 방사형이나 격자형 대로를 건설해 주변 위성도시와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다. 또한 촘촘한 자전거도로망과 경전철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 공무원들과 직장인들은 주변 위성도시에 거주하면서 교통 혼잡 없이 20분 정도면 출퇴근할 수 있다. 호주의 캔버라에서는 공무원들이 출퇴근과 출장 시 교통 혼잡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을 길에서 허비하는 일은 없는 듯하다.

행복도시는 최초 계획 시 수도권 및 행복도시권은 1시간 내외, 전국 주요도시는 2시간 이내 이동을 목표로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해 행복도시와 국가기간교통망 및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총 21개 노선, 총 164.9㎞의 광역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0개 노선, 83.4㎞가 개통되었으며, 11개 노선, 81.5㎞는 설계,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행복도시와 대전, 청주 사이는 예측보다 통행량이 많아서 기존 계획된 광역도로망으로는 교통처리에 한계가 있었으나, 다행히도 대용량 교통수단인 광역철도를 대전-세종-충북 구간에 설치하는 계획안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었다. 장래 광역도로 및 광역철도의 완성은 도시 간 연계성을 강화해 광역상생발전을 촉진하고 초광역권 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래형 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이 지상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모빌리티 혁신로드맵을 통해 25년 수도권 특정노선 UAM 상용서비스 최초 출시, 30년 주요 권역별 다양한 UAM 서비스 활성화 등을 제했다. 행복도시도 행정수도라는 위상에 걸맞은 선제적 UAM 서비스 도입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1단계로 행복도시와 대전·청주·천안 등 지역 거점도시 간 연계강화를 위한 행복도시권 UAM 도입, 2단계로 중앙정부기능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국회세종의사당, 제2집무실 설치 등과 연계한 수도권연결 UAM 도입, 3단계로 UAM을 활용한 도시권 내 인구 저밀지역의 물류배송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행복도시권 내 불균형을 해소하는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행복도시 내부 교통체계를 살펴보면, 행복도시는 불필요한 교통량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중교통중심축 도보권 내에 인구의 70%, 상업의 85%를 배치하는 공간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대중교통중심축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전용 도로, 교차로 입체처리 등으로 기존 버스에 비해 우수한 정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환경성과 편의성 향상을 위해 친환경 대용량 전기굴절버스를 도입하고, 스크린도어, 무료 와이 파이, 냉온열의자 등을 갖춘 첨단정류장을 확대 설치해 나가고 있다.

BRT와 함께 보도·자전거도로는 모세혈관과 같이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그물망 형태로 전체 466㎞를 계획해 현재 316㎞가 조성됐으며, 쾌적하고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2∼3m 이상 충분한 폭원과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인프라를 확보하는 등 전국 최고수준 여건 또한 갖추고 있다. 행복도시 공영자전거인 '어울링'은 대략 700곳의 대여소에서 약 3900대를 운영하고 있어 대부분 생활권에서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고 이용이 편리해 이용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년 4월 개통한 금강보행교는 보행교로는 국내최장으로, 도시구조를 상징하는 환상형의 독창적 디자인과 편안한 쉼터, 다양한 체험·이벤트 시설 등을 갖춰,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모빌리티 또한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개인형이동수단(PM), 전기자전거 등을 도입해 대중교통중심축에서 멀어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했던 생활권에서도 최초·최종 구간(퍼스트·라스트 마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실증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수요응답형 버스 '셔클'은 행복도시 내 부족했던 지선버스의 보조수단으로 시민들에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당초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기보다는 여건의 변화에 발맞춰 합리적으로 변경되어야 한다. 최근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제2집무실 등 새로운 여건 변화에 따라 행복도시도 교통체계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행복청은 장래 교통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교통체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도로용량 확대, 노선 신설 등 대책을 마련해 모든 시민이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 서비스수준을 제고할 계획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로마제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렸던 '팍스 로마나'는 사람과 물자가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던 잘 갖춰진 도로망에 힘입은 바 크다.

앞으로 행복도시는 실질적 행정수도로서 행정효율을 고도화해 전체 국익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만 하며, 우선적으로 정부와 지역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정책과 행정서비스가 원활하게 전달되고, 공무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출퇴근과 출장 시 불필요하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광역교통을 확충하고 도시교통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행복도시 광역도로 사업현황>

<○…이상래 행복청장은대전 대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국제무역투자연구원 이사·사무총장, 한국사회공헌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고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조정실장과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행복청장으로 임명됐다. 다양한 경력과 정치인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쌓은 네트워크로 실질적 행정 수도를 건설해야 하는 행복청의 난제들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소탈한 성격까지 더해 짧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이상래 행복청장은대전 대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국제무역투자연구원 이사·사무총장, 한국사회공헌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고 제20대 대선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조정실장과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행복청장으로 임명됐다. 다양한 경력과 정치인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쌓은 네트워크로 실질적 행정 수도를 건설해야 하는 행복청의 난제들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소탈한 성격까지 더해 짧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