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총요소생산성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혁신이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일을 헤쳐나가겠다는 마인드셋 등 기업가 정신을 부양해 정부와 민간 중간에서 간격을 좁히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기술패권 경쟁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도 초격차 기술혁신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기술 연구개발(R&D) 관련 투자·기획, 혁신전략을 마련하는 단계부터 메가 임팩트 프로젝트 등 R&D 지원체계를 효율화하고 그 성과를 매출로 확산할 수 있는 전문화된 조직구성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기술패권과 기술경쟁 시대에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산업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산업간 융합이 필수적인 영역에서 기술-시장-생태계-제도 등을 연계한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메가 임팩트 프로젝트와 같은 구체적 실행방법을 작동하도록 해야한다”면서 “전략기획단이 전략 수립에서 혁신성과 창출 및 확산에 이르는 전 주기에서 세계 최고 산업기술 싱크탱크로 발전하도록 초석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단장은 지난 4일 제5기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으로 취임했다. R&D 전략기획단장이 비상근직에서 상근직으로 전환해 단장 책임감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5기 R&D 전략기획단은 다음 달 중 투자관리자(MD) 선임이 마무리되면 혁신전략·전략프로젝트·성과확산·에너지 등 4개 MD 그룹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4기 R&D 전략기획단에서 기술정책·주력산업·소재부품산업·신산업·에너지 등 산업별 MD체계로 운영되던 것과 비교하면 기능별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R&D 전략기획단이 산업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등 산업 대전환에 대해 기술관점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그 성과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등 전주기 연계할 수 있는 산업혁신 싱크탱크로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기획단 변화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장 단장에게 향후 R&D 전략기획단 전략과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환경부장
-상근직으로 전환된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에 취임했다. 소감은.
▲전략기획단을 민간과 정부 경계에서 양쪽으로부터 신뢰받는 산업기술혁신 싱크탱크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 5기 단장으로써 전략기획단이 세계 톱 산업기술 싱크탱크로 발전하는 초석을 다지고 싶다. R&D가 아니라 '혁신'에 초점을 두고 연계(Connect)·협업(Cooperate)·창의(Create)의 '3C'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새 정부가 산업 대전환을 위해 추진하는 △성과지향적 산업 전략 △주력산업 고도화와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에너지 안보 확립과 에너지 신산업·신시장 진출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기술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시장·성과 중심 산업 R&D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전략기획단을 민간과 정부, 정보와 정책, 지식과 시장 간 간격을 잇는 혁신 플랫폼으로 만들어 산업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전에 금속재료 프로그램 기획자(PD), 주력산업 MD를 경험했다. 이제 단장으로서 생각하는 R&D 전략기획단 철학과 비전은.
▲우리나라가 패스트팔로어 시대에는 자본이나 노동력 등을 활용한 희생정신이 중요했다. 그런데 그런 경쟁력으로는 중국·인도 등과 경쟁에서 따라갈 수 없다. 그동안 산업계와 공공, 그리고 학계를 오가며 쌓은 산업혁신 분야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술패권 시대 국내 산업 미래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혁신성과 창출 한계와 전략성 부재로 코리안 R&D 패러독스가 고착화됐다. R&D에 투자한만큼 성과와 혁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혁신에 도전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이 중요하다. 기술이 곧 실력인 시대에 초격차 기술을 어떻게 확보해서 그것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술 사업화와 스케일업 관점에서 기술 확보와 성과 창출을 연계해서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
R&D 전략기획단은 탄소중립과 같은 시대·국제적인 약속을 잘 지키면서도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역동적인 혁신성장 배경을 제시해 '제2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가는 혁신기관으로 나아갈 것이다.
-R&D 전략기획단이 이번에 기능별 편제로 바뀌었다. 어떤 R&D에 집중하나.
▲탄소중립과 산업 디지털 전환과 같은 산업 대전환 기술관점 전략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술-시장-생태계-제도 등을 모두 연계한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메가 임팩트 프로젝트처럼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시장에서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시장이 요구하는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전략과 프로젝트를 마련해 시장에 필요한 형태로 넘겨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R&D 전략기획단은 기존에 있던 에너지 분야 MD와 혁신전략·전략프로젝트·성과확산 등 기능별 전문가로 4인 MD 체제를 구축한다. 혁신전략 MD는 R&D를 넘어 '혁신' 관점에서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과 R&D 투자전략을 수립·관리하고 산업기술정책 어젠다를 발굴한다.
전략프로젝트 MD는 수립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낸다. 구체적으로 목표지향·성과창출형 메가 임팩트 프로젝트 발굴·기획·운영과 산업기술종합전략지도를 수립하게 된다.
성과확산 MD는 혁신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시장에 넘겨주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 R&D사업에 대한 자체평가와 성과 및 파급효과 분석을 통해 투자 전략성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R&D 성과와 사업화 간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전주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전략기획단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나.
▲산업기술 R&D체계 혁신은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기술확보, 규제개선 등 보급체계를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기술'은 과학기술과는 달리 기업이 성과를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성공 열쇠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 주도적인 협력을 통해 기업과 시장이 요구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주기 통합 연계는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기술-제품-시장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전략이 수립되면 달성을 하기 위해 수반되는 어려움과 가장 효과적인 공략 포인트 등을 확인하고 검토해 정책적인 판단을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간 주도로 경제·산업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목표지향적 기술개발·사업화·인력양성·표준화 등 통합지원 프로젝트도 구상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선정, 기획, 운영관리 전 과정에서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망 문제가 주목받고 있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경쟁도 치열하다. 정부 R&D가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주요 선진국들이 산업혁신정책을 수립하고 법률 제정, 투자 확대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술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과감한 선제 투자로 산업, 기술, 제품 시장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구조 상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의존적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대응은 결국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이 열쇠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혁신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과 역할을 확보하고 공고히 해야 한다.
R&D 전략기획단은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 R&D 투자전략 수립, 목표지향·성과창출형 프로젝트 발굴 등 'K-산업 이니셔티브(K-Industry Initiative)'를 본격 추진하고 공급망 핵심기술을 포함한 첨단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R&D 전략기획단이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업하면서 구심점이 돼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있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업이 중요하다. 초격차와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 부처, 한 부서, 한 과 기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R&D전략기획단이 부처 간 협업할 수 있는 탈경계적이고 자율적인 플랫폼이 돼야 한다. 경직된 수직 생태계로는 융복합 등 미래산업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R&D 예비타당성조사가 있다. 민간 및 미션 주도 통합형 R&D를 예타제도가 허용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향후 펼쳐질 세계질서 재편에서 분야별로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 것인지, 초격차 기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초격차 제품·서비스·시장·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고 정책도 기술개발 일변도 정책을 벗어나야 한다.
R&D전략기획단이 그간 축적한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탈경계적이고 자율적인 문화와 리더십을 발휘해 민간과 공공 고객 경험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는 민첩한(agile)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혁신을 개척하고 민관을 연결하는 갭 브릿지 역할과 창의적 가치창출 활동을 이어가겠다. 앞으로 잘 지켜봐주길 바란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은...
1959년 출생했다. 부산대에서 금속재료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금속 석사학위, 호주 모나쉬대에서 재료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기술 R&D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장 단장은 1984년 포스코 기술연구소 주임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한 이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재료공정연구소 연구위원보로 16년 넘게 근무했다. 2012년부터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금속재료 PD를 겸임했다.
2016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를 역임했다. 2020년 인하대 융합혁신기술원장으로 재직했다. 지난 4일부터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장으로 취임했다.
정리=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