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블랙아웃 사태를 만든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캠퍼스 화재가 지하 3층 배터리에서 갑자기 불꽃(스파크)이 발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지하 배터리 스파크로 화재 발생
경찰은 SK㈜ C&C 내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의 배터리 1개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하며 불이 붙는 장면을 확인했다.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 1개에서 불꽃이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곧바로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불이 난 배터리 1개는 5개의 선반(랙) 형태로 쌓여 있는데, 이번 화재로 배터리 1개가 모두 탔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소방재난본부,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경기 성남시 SK 판교캠퍼스 2차 감식에 돌입했다. 이들 기관은 전날 1차 감식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날 2차 감식에서는 불에 탄 배터리와 주변 배선 등 화재 원인 조사에 필요한 잔해를 수거했다. 국과수는 이를 정밀 감정해 배터리 자체 과열로 발생한 화재인지 또는 전선 단락 등에 의한 화재인지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IDC, 강력한 화재 예방책 갖춰야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에 따르면 2000년 53개였지만 2020년 156개로 늘었다. 2025년에는 188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815개, 영국 210개, 독일 180개 순이다. 2020년 기준 국내 IDC 수는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10%로 적지 않다.
우리는 전체 IDC의 6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고, 상업용 IDC 81%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는 특히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보다 저렴한 전력비용, 통신망 안정성 등 인프라가 좋아 시장이 커졌다.
지자체들도 앞다퉈 IDC 유치를 했다. 강원도는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와 공동으로 K-클라우드 파크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부산에는 LG CNS, MS IDC가 있다. 새만금개발청도 SK 컨소시엄과 협력해 새만금 산업단지 5공구에 2025년 IDC 8개 동을 설립할 예정이다.
결국 앞으로 IDC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강력한 화재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중협 KDCC 회장은 “IDC가 있는 곳은 관할 소방서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1년에 한 두번이라도 합동 훈련을 하는 등의 예방책이 필요하다”며 “IDC 화재는 물로 끌 수 없고, 가스로 끌 수 있는데 정작 불이 났을 때 소방서에서는 소방호수를 들고 오는데 그러면 화재 진압에 용이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문적인 대비책을 지자체와 협의해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원인 파악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라며 “손해배상은 그 이후의 이야기”라며 서비스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SK㈜ C&C 내부 CCTV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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