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합성…최초로 박막 제작 성공

전기 전도도 획기적으로 높여…기존 합성법의 약 73배

반도체 공정으로 금속 유기 골격체(MOF) 전기 전도도를 '73배' 높인 기술이 개발됐다. 박막 제작에 성공해 다양한 전자 소자 제작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최희철·박선아 화학과 교수·통합과정 최명근 씨, 심지훈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일본 도쿄공업대학과 공동연구로 화학기상증착법을 활용해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의 박막을 합성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MOF 전기 전도도를 73배 높인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최희철 교수, 심지훈 교수, 박선아 교수, 최명근 씨
MOF 전기 전도도를 73배 높인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최희철 교수, 심지훈 교수, 박선아 교수, 최명근 씨

MOF는 독특한 다공성 구조 때문에 물질을 분리하거나 흡수하기 쉬워 가스 분리·저장이나 약물 전달, 촉매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소재다. 전자 소자에 적용하기 위해선 전기가 통하는 금속 유기 골격체가 필요한데 기존 방법으로는 분말 형태로만 만들 수 있어 전자 기기에 적용시키기 어려웠다. 산업에 적용 가능한 박막 형태로 제작하기 위해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전구물질 간 증기상 반응을 통한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박막 형성과정을 나타낸 개념 모식도.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박막 합성을 위한 화학기상증착법 기술)
전구물질 간 증기상 반응을 통한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박막 형성과정을 나타낸 개념 모식도. (2차원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박막 합성을 위한 화학기상증착법 기술)

연구팀은 반도체 산업에서 박막을 합성하는 데 주로 쓰이는 화학기상증착법을 적용, 기상 반응을 통해 면적이 큰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박막은 두께가 균일하게 증착될 뿐만 아니라, 표면이 매끄러워 전자 소자를 만들 때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박막으로 만든 마이크로미터(㎛) 크기 전자 소자는 92.95S/cm(지멘스/센티미터)의 높은 전기 전도도를 기록했다. 용매열 합성법으로 만들어진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 전기 전도도(1.26 S/cm)의 약 73배에 달한다.

그동안 분말 형태에서 낮게 나타났던 전기 전도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성과다. 전도성 금속 유기 골격체의 잠재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박막 형태로 만들어져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화학저항 센서, 전기화학 촉매 등 다양한 전자 소자 제작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삼성전자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JAC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