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약 40조원 규모로 확대가 전망되는 연구산업을 이끌 '연구산업진흥단지' 지정 절차가 본격화됐다.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법정계획 수립을 통해 연구산업 맞춤화 지원 방침 등을 밝힌 가운데 어느 지역이 연구산업진흥단지 지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연구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연구산업진흥단지 지정을 위한 지정요건·절차 및 신청 방법 등을 공고했다.
연구산업진흥단지는 앞서 지난 8월 제4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된 '제1차 연구산업 진흥 기본계획' 내 포함된 내용으로, 연구산업을 지역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사업자와 그 지원시설 등이 집단으로 입주한 지역을 연구산업진흥단지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연구산업이란 연구자의 연구개발(R&D) 활동을 돕는 연구장비 등 관련 산업을 일컫는 것으로 최근 전 세계 기술패권 경쟁 가속화에 따라 초격차 전략기술 육성 중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관련 R&D 활성화를 위한 필수적인 뒷받침 요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연구장비 등 분야에서 외국산 비중이 높은 탓에 이 같은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도 국가연구시설장비 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구매 비중이 높은 장비의 경우 정부 R&D 투자로 구축한 국산 장비 국내 시장 점유 비중은 15% 미만이다. 상대적으로 구매 비중이 높은 광학·전자영상장비, 화합물전처리·분석장비, 물리적측정장비의 국내 시장 점유 비중은 장비 수 기준 8393건 중 1221건(14.5%), 금액 기준 1조1040억원 중 1527억원(13.8%)에 불과하다. 반면에 외국산은 장비 수와 취득금액 기준 모두 85% 이상을 차지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1차 연구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한 고성능 연구장비 국산화 등을 추진, 연구산업 시장규모를 2025년까지 40조원으로 늘리고 매출 1000억원 이상인 국내 기업 10곳 이상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산업진흥단지가 자생적 연구산업 생태계 조성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산업진흥단지가 글로벌 연구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게 성장 주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지정 공고가 본격화되면서 주목받는 지역은 우선 대전이다. 지역 내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위치하면서 연구장비 최대 수요지이고 연구장비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집적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최근 출연연과 연구산업 관련 기업 등이 참여해 출범한 '대전연구산업협의회' 등도 지역 내 연구산업 활성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부분이다.
이외 경기도는 광교 테크노밸리를 연구산업진흥단지로 지정하기 위해 공식 유치전에 일찌감치 나선 상태다. R&D 기업 전문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광교 테크노밸리는 현재 도내 R&D 산업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도는 이를 바탕으로 연구산업진흥단지 유치를 전략적으로 제안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산업 육성 핵심 기반은 결국 관련 R&D 활성화를 지원하는 연구장비 등 연구산업”이라며 “진흥단지 지정을 통해 고성능 연구장비 국산화 개발 촉진 등이 이뤄짐은 물론 연구산업 관련 시장 규제 완화 등 파급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과기정통부, 신규 지정요건·절차 등 공고
정부 지원 바탕 '생태계 활성화' 기대
26개 출연연 자리잡은 '대전' 주목
경기도 '광교 테크노밸리' 유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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