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KDB생명 매각, 투자 한파에 불투명

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MG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서 인수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인수합병(M&A) 첫 단계인 매각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오는 21일까지 국내외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 주관사를 모집한다. 예보는 올해 말까지 매각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MG손보는 국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대주주지만 지난 4월부터 금융감독원과 예보 관리를 받고 있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자본 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15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번번이 지키지 못한 것도 결정타로 작용했다.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전경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전경

산업은행도 다섯번째 KDB생명 매각에 나섰다. 최근 자회사 KDB생명의 매각을 위한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고, 이달 말쯤 이사회 의결을 거쳐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해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앞서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려 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불발됐다.

이후 강석훈 회장 취임 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KDB생명 매각을 최대한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가능하다면 바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두 보험사를 인수할 만한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사모펀드가 나서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다.

MG손보·KDB생명 매각, 투자 한파에 불투명

투자 매력도도 떨어진다. 두 회사는 손보·생보 업계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어 인수 후에도 대규모 증자와 인력 확충, 디지털전환을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MG손보는 지난해 상반기의 352억원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 3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급여력비율(RBC)도 감독 기준인 100%에 못 미친 74.24%에 불과하다.

RBC비율은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KDB생명은 올 상반기 769억원 순이익을 냈는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다.

금융권에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우리금융지주 정도가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 두 보험사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KB손보, KB생명, 푸르덴셜생명), 신한금융(신한라이프, 신한EZ손보), 하나금융(하나생명, 하나손보)은 이미 보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