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트윈·인공지능(AI)·건설정보모델링(BIM) 등 디지털 혁신기술이 건설·토목 산업 핵심 어젠다로 등장했다. 건설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건설 기술 확산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토목학회는 토목분야 새로운 연구 성과와 전문가 교류를 위한 'KSCE 2022 컨벤션'을 20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토목학회 컨벤션은 4000여명이 참석하는 토목분야 국내 최대 학술대회로, 한국지반공학회·한국도로학회 등 7개 전문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콘퍼런스뿐만 아니라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전시회가 함께 열리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전면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학술행사에서는 설계부터 건설과 유지관리·방재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와 터널·물관리·플랜트·대심도지하공간 등 각 분야별 기술 개발을 발표하는 모든 세션, 모든 주제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중심이 됐다. 드론이나 센서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거나 잔존수명을 평가하는 방식, 원격·자율 건설기기 구동 방식 등을 논의했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이 건설 분야 연구 과제 중 일부에 머물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행사에서는 대학과 연구기관 등이 인력 의존에 한계가 있는 시설이나 수중·지하와 같은 공간에서 원격관리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어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실 모델링과 변형 모니터링을 통해 직원간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며, 수치해석 등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안전진단 시각적 DB까지 구축하는 일련의 체계를 갖췄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의 재난 정보 실시간 수집·분석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기업과 대학은 현재 개발 중인 기술과 제품 정보를 공유했다. 과제 참여 기업 중 하나인 레오테크는 지진·유해가스·침수·유충을 탐지하는 복합 센서 시제품을 개발하고 다음 달부터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상수·하수·전기·가스·열·통신관 등 총 6종에 대한 매설물의 크기·노후연도 등의 정보가 실제 지반함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도 했다. 내부 스테레오 동영상을 활용해 지중매설관의 정확한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는 3차원 매핑 작업 결과도 공개됐다.
대한공간정보학회와 한국측량학회의 구두발표 세션에서도 BIM 기반 가상 영상을 통한 실내 측위나 이종센서로 획특한 포인트 클라우드 정합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구결과와 계획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뤘다.
박윤영 전 KT 사장은 토목학 박사로 토목을 전공하고 ICT 전문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비즈니스의 권력이 이동했다고 강조하며, 단위 기술에 집착하는 현상이나 특정분야 도메인 지식과 ICT의 갈등을 경계했다.
김철영 대한토목학회 회장은 “토목인의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로 준비했다”면서 “공공 건설 조달정책 개선방안이나 빅블러 시대의 건설 생태계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입체적인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부산=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