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업계, 치즈 가격 폭등에 '직격탄'…가격 줄인상 예고

공급량 부족에 물류대란 겹쳐
치즈값,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피자업계가 치즈 가격이 폭등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글로벌 물류 대란과 원유 공급량 부족, 고환율 등이 맞물려 수입 원료 치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이달 국제 원료 치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6% 올랐다. 최근 치즈 가격은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량이 부족해지면서 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국내 피자업계 체감은 이보다 훨씬 크다. 대다수 피자 업체는 값비싼 국내산 치즈 대신 수입산 천연 치즈를 사용하고 있어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원료 가격 상승에 글로벌 물류비용 증가, 고환율 등이 겹치며 상승폭이 커졌다. 국내 치즈 수입 업체가 많지 않아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한정적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시중 피자용 치즈는 2.5㎏ 당 2만5000원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두 차례 가격 인상을 거쳐 작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식자재 업계에서는 내년 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치즈 특성 상 많은 양을 보관하기 어려워 물류비용 상승도 수반된다.

프랜차이즈 피자 가맹점 공급가도 천청부지로 오르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2.5㎏ 피자용 치즈 가격이 대부분 3만원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 공급가가 오히려 시중에 형성된 가격보다도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식자재업계 관계자는 “치즈 수입 업체 계약 물량이 정해져 있어 가격 인상은 예상된 상황”이라며 “프랜차이즈 본사가 실적 방어를 위해 전량 수입 품목인 치즈에서 마진을 챙기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저가 피자 프랜차이즈의 위기감이 크다. 가성비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독이 돼 수익성을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다. 심지어 치즈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3개 프랜차이즈가 모여 공동 구매를 시도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피자업계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다. 도미노피자는 올해 1월과 8월 각각 가격인상을 단행했으며 피자헛과 파파존스, 미스터피자 등도 한 차례씩 가격을 인상했다. 치즈 뿐 아니라 밀가루 등 다른 원재료 가격도 상승하는 탓이다. 다만 최근 가정간편식(HMR) 형태 냉동피자나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피자 등 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외식 물가를 잡겠다 하지만 정작 원인인 식자재 물가 관리에는 소홀하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료 수급 문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