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공항 방역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자체 기술로 물질검색과 검방역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체형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이남호)가 국내 최초로 '검방역 일체형 보안검색기'를 개발하고자 위드케이에이씨(대표 김진오)에 보유기술을 이전하고 상호협력협약(MOA)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원자력연은 정액기술료 5000만 원과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다. 주요 협력분야는 △보안검색기 및 검방역 기술 공동연구 △연구시설 및 장비 공동 활용 △학술, 기술 및 정보교류 △인력교류 등이다.
위드케이에이씨는 한국공항공사 벤처기업으로 출범해, 인체에 무해한 플라스마 UV 방역 및 IP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하는 살균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이전한 '수하물의 방역·보안검색을 위한 방사선 처리 및 시뮬레이션 평가 기술'은 국내 특허 5건과 노하우 기술 1건이다. 물질별로 적절한 방사선량을 사전에 파악하는 '시뮬레이션 평가'와 방사선을 조사해 살균하는 방사선 처리 과정이 핵심이다.
시뮬레이션 평가로 방역 대상이 손상되지 않을 최대 방사선량을 정확히 계산한다. 검출센서에서 세균·바이러스가 감지되면, 이들 분자구조의 결합을 끊을 수 있는 수준의 X-선을 쪼여 살균한다. 5전자볼트(eV)에서 100킬로전자볼트(KeV)까지 조절 가능하다.
권희정 방사선반응모델연구실 박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 및 기관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본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활용해 연구진은 방사선 조사에도 내구성을 유지하는 '플라스틱 방사선 변형에너지 보존 소재'를 설계했다. 공항 수하물을 담는 플라스틱 컨테이너가 X-선을 여러 차례 통과하더라도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기존의 PE, PS, PVC 등 10여 종의 범용 플라스틱은 일정 수준 이상의 X-선에서는 부서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 각각의 성능을 조합해 최적의 플라스틱 소재를 고안한 상태다.
항공화물용 보안검색기는 한 대당 수십억 원에 이르는 값비싼 장비지만, 아직까지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원은 보안검색과 살균을 한 기기에서 수행하는 '검방역 일체형 보안검색 시스템'을 3~4년 이내로 국산화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원자력연은 앞서 2016년 항만용 컨테이너 보안검색기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2020년 기준 국내 3기를 설치·운용한 바 있다. 올해는 X-선과 중성자선을 복합 활용한 컨테이너 보안검색기를 개발하며 관련 역량을 쌓아왔다.
이남호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기술은 일반 수하물뿐 아니라 향후 동·식물,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며 “연구원은 앞으로도 기업체와 협력해 국민 실생활에 유용한 방사선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