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27일 본선 개막...박정환 9단 vs 커제 9단 본선 첫경기 '빅뱅'

'삼성화재배 디펜딩 챔피언' 박정환 9단과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이 본선 첫 경기에서 맞붙는다. 한국기사 최상위권 기사 5명은 첫판부터 만리장성을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온라인으로 막을 올리는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32강전이 27일 열린다. 이어 내달 5일 4강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 2명을 가리며,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번기 결승이 진행된다.

한국기원에서 열린 추첨식을 통해 본선 32강 대진은 한·중전 11경기, 한·일전 4경기, 한·대만전 1경기로 치러지게 됐다. 본선 32강 최고 빅매치는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의 맞대결이다. 지난해 챔피언 박정환 9단과 대회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커제 9단은 그동안 공식대국에서 28번 맞대결을 펼쳐 14승 14패로 팽팽하다. 삼성화재배에서는 첫 격돌이다.

2021삼성화재배 결승전. 박정환 9단(왼쪽)과 신진서 9단
2021삼성화재배 결승전. 박정환 9단(왼쪽)과 신진서 9단

두 기사의 이번 대회 성적은 주요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다. 박 9단이 커제의 벽을 넘어 올해 연속 우승에 성공하면 이세돌(4회), 커제(4회), 이창호(3회), 조훈현(2회)에 이은 역대 다섯 번째 삼성화재배 복수우승자로 등극한다. 반면에 지난해 무관으로 자존심을 구긴 커제가 이 대회 우승을 하게 되면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단일대회 최다우승자(5회)에 등극한다. 국내랭킹 1위 신진서 9단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상대는 상대전적에서 8승 4패로 앞선 중국의 미위팅 9단이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이자 LG배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신진서는 유독 삼성화재배에서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러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과연 첫 우승 등극에 성공하며 1인자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랭킹 2위 변상일 9단은 당이페이 9단, 국내랭킹 동률 4위인 강동윤·신민준 9단은 판팅위·양딩신 9단과 한중전을 펼치는 등 한국 랭킹 최상위권 기사 5명이 중국 기사와 대결한다. 국내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은 일본의 사다 아쓰시 7단, 와일드카드를 받아 삼성화재배 첫 출전권을 얻은 오유진 9단은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과 각각 첫 대결을 벌인다.

이번 대회에선 김명훈, 유오성, 이형진, 한우진, 권효진, 금지우 등 한국의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데뷔전을 치른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데뷔전을 치르는 기사들 숫자로만 보면 역대 3위의 기록이다.

특히 권효진(18)과 한우진(17) 이른바 '양진'의 상승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바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권효진 4단은 올해 루키리그(20세 이하)에서 12승 2패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한 데 이어 128대 1의 경쟁을 뚫고 노사초배에서 생애 첫 우승(9월 26일)을 차지했다. 한우진 5단 역시 이붕배 신예최고위전 우승(9월 16일)을 차지하며 한국바둑을 이끌어갈 신예군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삼성화재배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그의 야무진 각오다.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이호기자 dlghcap@nextdaily.co.kr

삼성화재배 본선32강 추첨식. 한국기원 소속 김누리 3단이 일괄 대리 추첨했다
삼성화재배 본선32강 추첨식. 한국기원 소속 김누리 3단이 일괄 대리 추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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