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덕후'라 불리는 열성팬을 겨냥한 서비스로 전 세계 K-팝 팬심을 사로잡은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 라이브커넥트. 회사는 팬들이 현장에서 촬영한 '직캠'처럼 좋아하는 멤버만 볼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라커스'로 주목받고 있다.
신희용 라이브커넥트 대표는 “콘서트는 수용 인원이 정해져 있어 인기가수 공연은 팬들의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한다”면서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만 보고 싶어 하는 팬심을 충족한 멀티뷰 기능을 담은 라커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넥트는 카이와 협력해 플랫폼을 만들었다. 카이는 영화관 다면 영상시스템 '스크린X'를 만든 회사다. 좋아하는 가수를 집중해 볼 수 있고, 여러 각도에서 모습을 보는 멀티뷰 기능을 구현했다.
실시간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자막을 제공하는데, 자막에도 라이브커넥트만의 특별함을 넣었다. 오랜 훈련을 받은 동시통역사가 '덕후 용어' 등을 그 나라 문화에 맞게 번역해준다.
또 공연 전·후 아티스트와 팬들 간 채팅서비스, 일대일 맞춤 영상 메시지 서비스, 일대일 영상통화 팬미팅 애플리케이션 등도 갖췄다.
이처럼 팬심을 잡은 솔루션에 힘입어 2020년 4월 회사 설립 이후 총 스트리밍 횟수는 300건, 누적 시청자수는 90만명에 이르렀다.
라이브커넥트가 팬심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었던 건 신 대표가 1990년대 말부터 엔터테이먼트 업계에서 일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SM엔터테이먼트 입사를 시작으로 서울음반 등을 거치며 가수 제작자로 활동했다. 여기에 KAIST 석박사 출신 개발자가 합류하면서 기술력이 더해졌다. 신 대표는 “아이돌과 K-팝 문화를 잘 아는 동시에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보유한 회사”라면서 “문화를 잘 아는 테크기업으로, 팬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파악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오프라인 공연이 폭발하면서 온라인 공연 수요는 줄었을까. 신 대표는 온·오프라인 동시 공연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연기획사는 온라인 공연을 통해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고 공연장에 갈 수 없는 전 세계 K-팝 팬들의 수요는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라커스 이용자 절반 이상(57%)이 해외 이용자다. 올해에만 일본(18%), 미국(9%), 대만(6%), 중국(4%)은 물론 영국, 프랑스, 사우디, 모로코 등 총 169개국에서 유저를 확보했다.
경영성과를 살펴봐도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올해 1~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송출 공연 횟수는 68건으로 45% 늘었는데, 이 중 온·오프라인 동시 공연이 90%를 차지했다.
신 대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준비한 서비스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 활성화 시점이 빨리 왔을 뿐”이라면서 “거리두기 해제로 공연 횟수가 늘었고, 현장을 찾지 못하는 해외 팬들은 온라인 공연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