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기업이 디스플레이 시장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 갔다. 대만·중국 기업이 뒷걸음질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올해 2분기 DDI 매출은 10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9.5% 증가했다. LX세미콘은 전년 대비 18.6%, 매그나칩은 0.8% 각각 늘어났다. 세계 DDI시장이 올해 2분기 34억1300만달러(약 4조9150억원)로 1분기 대비 8.1% 줄어든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에 대만·중국 업체의 DDI 점유율은 축소됐다. 노바텍은 2021년 2분기 7억9900만달러에서 2022년 2분기 7억2000만달러로 9.9% 매출이 줄었다. 하이맥스는 같은 기간 3억14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피티파워는 1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11.2% 축소됐다.
실적 희비는 애플이 갈랐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OLED DDI 가운데 65%를 납품하고 있다. LX세미콘도 애플 OLED DDI의 나머지 35%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에 대만 노바텍은 샤오미, 아너,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DDI 공급량을 늘려 나가고 있지만 실적이 뒷걸음쳤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한 데다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LCD DDI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DDI 시장은 모바일, 가전 전반으로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바일 DDl는 종전 LCD에서 OLED로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의 OLED DDI 시장을 선점한 한국 기업이 전체 시장 상황의 악화에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