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유통 '빅4' 매출이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가전 유통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4개사 매출이 3분기 내리 동반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 반등과 재고 관리를 위한 역대급 프로모션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25일 본지가 입수한 올해 3분기 국내 가전 유통사 매출 잠정치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전자랜드 4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6~15% 역성장했다. 이들 4사는 국내 가전 유통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 1위인 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 약 9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 대비 6.7%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했던 삼성디지털프라자도 지난해보다 9% 줄어든 약 9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LG베스트샵과 전자랜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5% 하락한 6200억원,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전 유통 4사의 동반 부진은 올해 들어 지속됐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동반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와 3분기까지 역성장을 이어갔다. 이들 4개 기업의 매출이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부진 원인으로는 전반적 소비심리 하락 속 에어컨 등 계절가전 부진,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금리·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가전 구매가 크게 늘면서 교체 수요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3분기 실적을 좌우할 에어컨 판매가 부진한데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던 지난해 3분기 기저효과까지 겹쳐 부진 폭이 확대됐다.
4사의 연간 매출도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3분기까지 4사 누적 합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가량 하락했다. 하이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3개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 전년 수준을 만회하는 것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가전 유통 빅4는 4분기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대형 유통 행사와 월드컵 등 호재가 있는 만큼 연말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가전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재고 관리에 비상인 만큼 연말에 역대급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한 만큼 성수기인 4분기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가전 수요 반등과 재고 정리를 위해 연말에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전유통 '빅4' 3분기 매출 추정치 (단위:억원)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