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저원가성 예금 자금이 고원가성 예금으로 이동하고 저축은행과 캐피털의 조달금리가 상승해 금융그룹 순이자마진(NIM) 성장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 NIM은 상승했지만 카드와 캐피털 등 비은행 부문의 조달금리 상승 여파로 그룹 전반의 NIM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25일 4대 금융그룹 실적집계 결과 3분기 NIM 상승폭이 일제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고원가성 예금에 자금이 집중되고 카드와 캐피털의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매 분기 성장하던 금융그룹 NIM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의 NIM은 1.79%(2021년 3분기), 1.83%(2021년 4분기), 1.89%(2022년 1분기), 1.98%(2022년 2분기)로 성장했으나 올 3분기에는 2bp 개선된 2.00%에 그쳤다.
신한은행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동성핵심예금이 원화예수금 대비 감소세가 가팔랐다. 작년 유동성핵심예금 증감률은 15%(125조원)였으나 올 3분기 4.1%(120조원)로 역성장했다. 원화예수금은 작년 기준 8.3%에서 올 3분기 1.8%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KB금융도 NIM 성장세가 작년 3분기 1.83%에서 1.85%, 1.91%, 1.96%에서 올 3분기 1.98%로 성장폭이 둔화했다.
KB금융은 원화예수금에서 저원가성 핵심예금이 전분기 대비 8.8% 감소, 전년동기 대비 8.1% 감소했으나 저축성예금은 14.8%, 15.5% 각각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NIM이 작년 3분기 1.64%에서 1.71%, 1.71%, 1.80%로 성장했으나 3분기 1.82%로 성장폭이 둔화했다. 조달비용 상승 영향으로 카드사 NIM이 정체했으나 은행 NIM이 전분기 대비 3bp 상승해 전체 그룹 NIM이 상승했다.
우리금융 NIM은 작년 3분기 1.61%에서 1.67%(2021년 4분기), 1.73%(2022년 1분기), 1.83%(2022년 2분기)로 성장했으나 올 3분기 1.86%로 작년 대비 3bp 성장하는데 그쳐 성장세가 완만해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3분기 저금리성 예금인 요구불예금과 개인·기업자유예금이 전분기 대비 10.8%, 작년 동기 대비 13.3% 각각 감소했다. 핵심저비용성 예금도 각각 9.8%, 13.0% 감소했다.반면 고원가에 속하는 저축성 예금은 전분기 대비 8.3%, 작년 동기 대비 19.6% 각각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저축은행·캐피털 등 비금융 부문의 조달비용 상승 수위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자금 만기와 채권 불안정성 등이 겹쳐 조달비용이 상승했지만 내년 1분기 중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저축은행, 캐피털,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은 조달비용 상승 영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 이태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벌어진 조달비용 상승은 유동성 리스크가 원인이 아닌 금리상승 영향이 크다”며 “예금·대출 경쟁으로 NIM 상승세가 둔화하는 영향이 있지만 내년에도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NIM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한은 기준금리 급속 인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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